국토교통부 문턱을 넘은 코람코앵커리츠가 첫 번째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내년 초 상장하는 디앤디플랫폼리츠나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등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앵커리츠는 최근 국토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투자 검토에 들어갔다. 내년 첫 번째로 상장하는 ESR켄달스퀘어리츠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최종적으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앵커리츠는 주택도시기금이 3,0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블라인드펀드다. 블라인드펀드란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먼저 모으고 이후 투자처를 찾아 투자하는 ‘선모집 후투자’ 방식의 펀드를 가리킨다. 이번 코람코앵커리츠에는 국내 증권사들도 400억원 규모로 공동 투자했으며 운용사인 코람코자산신탁도 자체자금 100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가 모(母) 리츠가 되어 투자대상 리츠를 발굴해 자금을 집행하는 구조로 총 운용기간은 7년, 내부수익률(IRR)은 6% 이상이다.
투자 대상은 주로 국내 리츠다.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단계에 펀드 규모의 60%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나머지 40% 미만으로는 공모 부동산펀드의 지분이나 수익증권을 담는다. 오피스나 리테일, 물류 등 투자자산에 대한 제한은 없으나 실물부동산이 아니라 리츠의 수익증권에만 투자하는 재간접 상품이다. 재간접 펀드 특성상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연 9% 세율 인하 등 혜택도 주어진다.
코람코앵커리츠는 첫 번째 투자처로 내년 초 시장에 상장하는 공모 리츠들을 검토하고 있다. 공동 투자자와 약정 체결을 앞두고 있는 만큼 빠르면 내달 중 투자가 개시될 전망이다.
최근 공모리츠 프리IPO 시장은 투자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표적 배당주인 리츠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장 대기중인 리츠는 많지만 기관 투자자 찾기가 어렵다”며 “기존 리츠 주가가 지지부진해 신규 상장하는 리츠들에 대해서도 향후 주가 상승 기대감이 줄었다”고 해석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앵커리츠가 블라인드펀드 형태로 운용되는 만큼 성급히 투자를 결정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투자 대상과 규모, 구조 등을 면밀히 검토해 투자 대상을 확정할 것”이라며 “7년간 6%라는 제한이 있는 만큼 급하게 기간에 밀려서 투자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