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와 동시에 퇴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외빈 900명을 초대해 연말 파티를 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 미국이 신음하는 가운데 모임을 자제하라는 방역당국의 권고를 비웃기나 하는 것처럼 대형 행사를 열어 비난이 쏟아진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국무부 청사 8층 연회장인 벤저민 프랭클린 룸에서 외빈 900명을 초청해 연말 파티를 열기로 했다.
‘디플로머시 앳 홈 포 더 홀리데이’(Diplomacy at Home for the Holidays)라고 명명된 이 행사에는 워싱턴DC에 근무하는 외국 외교관들과 그 가족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16일에는 180개국 외국 대사 부부를 초청해 리셉션을 개최한다.
국무부는 이와 함께 캠 핸더슨 국무부 의전장이 주재하는 ‘홀리데이 오픈 하우스’ 파티도 가질 예정으로, 이 행사에 초청된 외교사절단은 자녀와 함께 백악관과 대통령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를 둘러보게 된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잇따른 연말 파티 계획은 국무부 직원들에게 대면 행사 자제령을 내린 직후에 공개돼 논란을 촉발했다.
국무부는 지난주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직원들에게 연말 외교행사와 파티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도록 권고하는 통지문을 보냈다.
한 국무부 관리는 WP에 “워싱턴DC 보건당국은 실내 모임을 10명 이내로 제한했는데 장관의 연말 파티에는 왜 방역 수칙이 적용되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파티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이 적용된다고 해명했지만 다과와 음료가 허용되는 행사장에서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질 리가 없고, 다른 나라 외교관들이 코로나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컬럼비아대 이언 립킨 감염면역센터 소장은 “이러한 실내행사는 여러 면에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다른 연말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된 것과 비교하면서 “국무부의 연말 파티는 불공정하고 비윤리적”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