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크리스티 홍콩, 하룻밤 2,000억원 최대 매출

이브닝세일 2,000억원 성사 역대 최대규모

산유 240억원, 장샤오강 138억원 고가 행진

이성자, 박래현 한국근대작가 최고가 경신

경기 불안정 할수록 명품그림 선호 높아

서양미술, 젊은작가 찾는 취향변화 포착

산유 ‘골드피쉬’가 최근 진행된 크리스티 홍콩의 특별 단독경매에서 환화 약 240억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Christie‘s산유 ‘골드피쉬’가 최근 진행된 크리스티 홍콩의 특별 단독경매에서 환화 약 240억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Christie‘s



크리스티 홍콩의 하반기 경매 이브닝세일(Evening Sale·고가의 대표작을 엄선한 경매)이 하룻밤 동안 약 2,000억 원 어치의 작품거래를 성사시키며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글로벌 미술경매사인 크리스티 홍콩은 “지난 12월 2~3일(현지시간) 진행한 ‘근현대 및 동시대 미술경매’의 이브닝세일 3건이 낙찰률 97%, 출품작의 절반 이상이 높은 추정가를 뛰어 넘는 금액에 판매돼 수수료를 포함한 낙찰총액은 역대 최고인 14억1,923만 5,000홍콩달러(약 2,000억원)였다”고 최근 발표했다. 2,000억원은 연간 4,000억원대로 추산되는 한국 미술시장 전체 규모의 절반에 해당되는 실적이며, 호황기 국내 양대 미술경매사(서울옥션,케이옥션)의 연간 매출 총액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매년 봄·가을에 열리는 크리스티 홍콩의 정기 경매는 명실상부 ‘아시아 미술의 허브’로 꼽히는 홍콩의 주요 예술행사 중 하나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 봄 경매는 온라인 릴레이방식의 ‘글로벌 원 경매’로 열렸다. 지난 7월부터 경매를 재개한 크리스티 홍콩은 이번 하반기경매의 이브닝세일을 기존 경매 외에 중국 근대미술의 거장인 산유 특별경매, 홍콩과 뉴욕을 잇는 온라인 릴레이 라이브경매인 ‘20세기 홍콩에서 뉴욕’ 등 총 3건으로 구분해 진행했다.

크리스티 홍콩은 현장 경매 외에도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라이브경매를 진행했고 약 50만명이 이를 시청했다. /사진제공=Christie‘s크리스티 홍콩은 현장 경매 외에도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라이브경매를 진행했고 약 50만명이 이를 시청했다. /사진제공=Christie‘s


특별 단독경매로 선보인 산유의 ‘골드피쉬’는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금붕어 8마리를 그린 것으로 1억7,017만 홍콩달러(약 240억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의 2폭 전면점화인 일명 ‘우주’가 특별경매로 출품돼 한국미술 경매 최고가인 132억 원에 팔린 바 있다.


총 58점이 출품돼 97%의 낙찰률을 기록한 이브닝세일에서 산유의 정물화가 1억3,811만 홍콩달러(약194억원), 중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자오 우키의 3면 추상화가 9,460만 홍콩달러(약133억원)에 팔렸다. 중국 현대미술가 장샤오강의 ‘혈연 대가족 시리즈’는 9,803만5,000홍콩달러(약 138억원)에 낙찰돼 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면서 중국 미술시장의 강한 회복세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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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샤오강의 ‘혈연 대가족 No.2’가 한화 약 137억원에 낙찰돼 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제공=Christie‘s장샤오강의 ‘혈연 대가족 No.2’가 한화 약 137억원에 낙찰돼 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제공=Christie‘s


이번 이브닝세일에 한국작가는 이성자·이우환 등 2명이 출품했는데 모두 결과가 좋았다. 유럽에서 활동한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인 이성자의 ‘빨간 양귀비를 위하여’는 500만 홍콩달러(약 7억원)에 낙찰돼 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우환의 ‘대화’도 낮은 추정가의 2배인 500만 홍콩달러(약7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이들 뿐만 아니라 데이세일(Daysale)에 선보인 박래현의 ‘무제’가 300만 홍콩달러(약 4억2,000만원)에 팔린 것 또한 작가의 경매 최고기록이었다.

이성자의 ‘빨간 양귀비를 위하여’가 한화 약 7억원에 낙찰돼 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제공=Christie‘s이성자의 ‘빨간 양귀비를 위하여’가 한화 약 7억원에 낙찰돼 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제공=Christie‘s


이우환의 ‘대화’가 낮은 추정가의 2배인 약 7억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Christie‘s이우환의 ‘대화’가 낮은 추정가의 2배인 약 7억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Christie‘s


크리스티 홍콩의 이번 성과는 주춤했던 미술시장의 빠른 회복세와 함께, 경제 위기일수록 검증된 예술가들의 작품이 ‘안전자산’으로 더욱 선호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또한 코로나19로 현장 경매의 상황이 열악한 반면 크리스티 홈페이지 및 유튜브로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 50만 명 이상의 시청을 유도한 것은 ‘온라인 미술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온라인 거래는 구매자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게 할 뿐만 아니라 거래 작가의 지역성도 초월하게 했다. 이번 크리스티 홍콩의 이브닝세일을 이끈 재키 호 헤드디렉터는 “아시아 경매에서 동양뿐 아니라 서양 작가들이 최고 경매 기록을 경신했다는 것을 의미있게 본다”면서 “서양 미술 출품작은 낙찰률 100%를 거두며 아시아 미술 시장 내 컬렉터의 세대 전환과 그에 따른 변화된 취향과 선호도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시아 경매에서 첫 선을 보인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젊은 작가 아모아코 보아포를 비롯해 니콜라스 파티·데이나 슈츠 등 30~40대 젊은 서양 작가들이 이번 홍콩 경매를 통해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박래현의 ‘무제’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화 약 4억2,000만원에 팔리며 작가 최고가 기록을 썼다. /사진제공=Christie‘s박래현의 ‘무제’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화 약 4억2,000만원에 팔리며 작가 최고가 기록을 썼다. /사진제공=Christie‘s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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