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놓고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페이스북에서 공방을 벌였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힘당은 말꼬리 잡을 시간에 민생에 집중하길’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명색이 제1 야당 중견 정치인 또는 대선후보로 언급되는 중량급 정치인들의 언행이 글의 의미도 이해 못 한 채 유치한 일베 댓글 수준과 다름없으니 안타깝다 못해 측은한 마음이 든다”고 원 지사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지사는 “(공수처 필요성에 대한) 글의 의미를 알면서 일부러 왜곡하는 저급한 정치 행위라면 글의 의미를 설명할 필요조차 없겠지만 그 정도는 아닐 것으로 생각하고 한마디 충고를 덧붙이겠다”며 “‘검찰권처럼 독점권력은 남용되므로 분할 후 상호견제 시켜야 하니 공수처를 만들어 검찰을 견제하고 검찰은 공수처를 견제하게 하자’는 것이지 옥상옥으로 ‘무소불위 검찰 위에 슈퍼권력 공수처를 두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이 야당답게 존재하고 활동해야 대의정치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기에 드리는 고언”이라며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을 폄하하며 뻔한 사실을 조작해 국민을 오도하려 하면 할수록 점점 국민의 눈 밖에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 글에서 원 지사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원 지사가 전날 페이스북에서 공수처 출범과 관련해 자신을 비판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링크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태종이 의금부(지금의 공수처)에 지시해 외척 발호를 방임한 사헌부 대사헌(지금의 검찰총장)과 관료들을 조사해 문책했다”면서 “국민의힘이 무조건 공수처 반대만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페이스북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국왕의 직속 기구로 전제 왕권을 위해 고문 등 악행을 행하던 의금부를 공수처에 비교한 것은 교묘하게 청와대와 공수처를 ‘디스’한 것인가 생각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이 지사 SNS 전문>
국힘당은 말꼬리 잡을 시간에 민생에 집중하길.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강연에서 1980년 당시 언론의 허위보도에 속아 광주항쟁을 폭동으로 잘못 알고 광주시민들을 폭도라 욕했던 어린 시절을 반성하며, ‘가짜정보에 속아 북한군 개입설 주장하는 일베나 다를 바 없었다. 나도 한때 어쩔수 없는 일베였다’고 했더니 말꼬리를 잡아 ‘이재명이 일베출신임을 스스로 인정했다’거나 ‘광주항쟁 당시에는 일간베스트가 없었는데 거짓말한다’는 등 일베댓글 수준의 유치한 주장들이 있습니다.
명색이 제1 야당 중견정치인 또는 대선후보급 정치인들의 언행이 글의 의미도 이해 못한 채 일베 댓글 수준이니 안타깝다못해 측은합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제 글의 의미를 요약하면 ‘현재 대한민국 검찰권처럼 독점된 권력은 남용될수밖에 없으므로 분할후 상호견제 시켜야하니, 공수처를 만들어 검찰과 공수처를 상호견제시키자’는 것이지 옥상옥으로 ‘무소불위 검찰위에 슈퍼권력 공수처를 두자’는 것이 아닙니다.
초보적 상식과 이해력을 가진 사람이면 이 정도는 누구나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글의 의미를 알면서 일부러 왜곡하는 저급한 정치행위라면 글의 의미를 설명할 필요조차 없겠지만 그 정도는 아닐 것으로 생각하고 한마디 충고를 드리겠습니다.
집단지성체인 국민의 판단력은 어떤 뛰어난 정치인보다 낫다는 것이 촛불혁명에서 이미 입증되었습니다.
국민의 정치의식수준을 폄하하며 뻔한 사실을 조작해 국민을 호도하려 하면 할수록 점점 국민의 눈밖에 날 것입니다.
촛불혁명을 겪고도 혁명의 원인이 된 행태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청산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꼭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야당이 야당답게 존재하고 활동해야 대의정치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기에 드리는 고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