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건물주와 입주 기업, 입점 상인들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착한 건물주’ 시스템이 나왔다. 건물주가 임대 수익의 일부를 건물 상가에서만 쓸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 형태로 주요 임차인에게 지급해 소비를 촉진하는 방식이다.
8일 모바일 식권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는 지난 11월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강남N타워’ 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하는 모바일 식권 시스템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건물주가 수익의 일부를 입주 기업 복지 차원에서 식권대장의 모바일 식권으로 지급하면, 직원들이 건물 내 상가로 지정된 식권 사용처에서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지난달 처음 지급된 모바일 식권이 모두 건물 상가에서 100% 소진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이번 ‘착한 건물주’ 시스템은 벤디스와 강남N타워의 부동산 리츠(REITs) 운용사인 KB부동산신탁이 제휴를 통해 마련됐다. 식권대장은 본래 임직원의 식대 복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활용됐다. 식권대장 앱과 제휴 된 인근 식당에서 모바일 식권을 사용해 기업 식대 예산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고 식당은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이점이 있다.
이번 강남N타워에는 기존 식당, 카페 등 식음료 시설 외에도 상가 내 헬스장, 안경점, 와인숍 등 매장 20곳과 제휴해 식권을 넘어 모바일 상품권 형태로 사용처가 확대됐다. 지금까지는 3곳의 입주사에 모바일 식권이 지급됐지만 조만간 입주사 9곳까지 대상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입주사 입장에서는 일부 임대료를 돌려받아 무료로 점심 식사, 커피 한잔의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건물주에게도 입점 상점 매출부터 늘어나 코로나19 시기 임차인 관리에 유리하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임차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장기적으로 건물 가치 향상 등 실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식권대장을 통해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부동산 운용사와 다양한 협업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기업의 식대 복지 분야뿐만 아니라 비용 관리를 필요로 하는 어디든 적용할 수 있다”며 “사용처를 식당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해 간편결제 솔루션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