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상황도 좋지 않다. 해외에서는 영국을 시작으로 이미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화이자 등 4개 제약사로부터 4,4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매 계약을 마치고 도입 시기까지 결정된 것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한 1,000만 명분에 불과하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늦어질 경우 내년 하반기에나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혀 정부 예상대로 내년 1·4분기에 접종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근근이 버티던 K방역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방역 현장은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백신과 치료제로 (코로나19 사태의)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백신만 해도 벌써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어 전체 국민의 접종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는 국민 불안만 부추기는 희망 고문은 그만하고 적기에 예방·치료할 수 있도록 병상과 백신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