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백신·병상 비상인데 터널 끝 보인다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일 0시 기준 682명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700명 선에 육박했다. 정부가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하며 방역 고삐를 죄는데도 확진자는 되레 늘고 있다. 특히 중증 환자가 급증하는데도 병상은 부족해 비상이 걸렸다. 이날 현재 서울시에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은 3개에 불과하다. 확진자 병상 역시 부족해 자택에서 대기하는 확진자가 500명이 넘었다. 정부는 2월 전국에 감염병 전담 병상 1만 개를 확보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확보한 전담 병상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제 와 허겁지겁 병원 공터에 컨테이너 병상을 설치하는 것을 보면 그동안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백신 상황도 좋지 않다. 해외에서는 영국을 시작으로 이미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화이자 등 4개 제약사로부터 4,4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매 계약을 마치고 도입 시기까지 결정된 것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한 1,000만 명분에 불과하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늦어질 경우 내년 하반기에나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혀 정부 예상대로 내년 1·4분기에 접종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근근이 버티던 K방역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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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현장은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백신과 치료제로 (코로나19 사태의)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백신만 해도 벌써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어 전체 국민의 접종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는 국민 불안만 부추기는 희망 고문은 그만하고 적기에 예방·치료할 수 있도록 병상과 백신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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