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반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선 야당 앞에서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이연주 변호사의 저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읽은 것과 관련,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참 가지가지 한다. 참 애쓴다”며 “그렇게 자신이 없나”라며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회 본회의장은 도서관이 아니고 국무위원이 독서하는 장소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법안표결과 의사 일정이 진행되는 국회에서, 국무위원이 버젓이 책을 꺼내 읽는 모습은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라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특히 공수처 강행처리 반대하는 야당 의원의 필리버스터를 개 짖는 소리로 간주하는 무례한 짓”이라고 쏘아붙이면서 “카메라 기자가 주목하고 있는 본회의장에서 보란 듯이 검찰 비난 서적을 꺼내 읽는 모습은 누가 봐도 ‘사진 정치’를 의도한 것”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또한 “검사 생활 1년 경험으로 검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저자의 주장은 차치하더라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과 극한의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그것도 검찰총장 징계를 하루 앞둔 시점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도적으로 검찰 개혁 구호에나 어울리는 편향적인 서적을 사진에 노출하는 추미애 장관, 참 가지가지 한다”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김 교수는 “추-윤 전쟁이 끝나면 법무부 장관 사표 내고, ‘내가 법무부를 떠난 이유’ 책 하나 쓰면서 참회하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편 국회 본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안 반대 필리버스터을 이어가는 가운데 책을 꺼냈던 추 장관은 “공수처를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책을 읽은 소감을 전했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끝날 때쯤인 지난 9일 후 11시54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적은 뒤 ‘검사의 직무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처지에 놓인 검사들은 국민을 배반할 것인가, 검찰을 배반할 것인가 라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중략) 어쨌든 검사들에게 국민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지 않으나 조직을 배신하는 대가는 크다’고 책 일부 내용을 인용했다.
김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는 동안에 추 장관이 책에 연필로 줄을 쳐가며 읽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특히 추 장관은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반역한 것’이라는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