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가 또다시 교섭을 멈추고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는 취임한 지 보름도 안 된 최주선 신임 사장이 노사 관계를 어떻게 풀지 주목하고 있다.
11일 노동계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8차 교섭을 끝낸 시점에서 사측과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했다. 노사는 논의 중인 총 151개 단협 조항 가운데 11개에서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노조 사무실 표지판 설치를 금지하거나 조합에 홍보 배너를 달지 못하게 하는 등 법으로 보장된 노조 활동을 막고 있다는 것도 신청 배경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지난 7월에도 중노위의 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당시 노조 가입 조건 등을 두고 대립했던 양측은 중노위가 사측에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노조원에 대한 전임 인정과 사무실 제공을 권고하면서 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복귀, 파업을 피할 수 있었다. 중노위가 조정을 개시하면 통상 최장 10일 안에 중재안이 나오는 만큼 이르면 연내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2일 인사로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 오른 최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취임식도 치르지 못한 상태에서 중노위 조정이라는 고비와 맞닥뜨리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한 가운데 최 사장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로 동요가 심한 조직을 추스르고 노사 관계를 개선할 책무를 수행할 적임자로 낙점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관련 법과 절차를 준수하며 미래지향적 노사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