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확대되는 바이오 투자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모든 관점을 BC(Before COVID19)와 AC(After COVID19)로 나눌 정도로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니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 상황은 신속히 보도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백신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DNA·RNA·백신·유전자 등과 같은 바이오 전문 용어들은 우리에게 익숙해졌으며 대중은 바이오 전문가가 돼 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발생 초기에 바이오 분야에 대한 벤처캐피털(VC) 투자도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3·4분기까지 미국 VC들의 바이오 투자는 17조 원에 달해 전년 한 해 동안의 투자 금액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올해에만 23개의 바이오 기업들이 신규로 상장됐다. 예년과 달리 코로나19 위기로 진단 분야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이 강세를 보였다. 공모한 바이오 기업들의 평균 기업 가치가 3,000억 원을 상회해 바이오 열풍과 강세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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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VC들은 올해에도 1조 원 규모를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며 전체 투자의 약 30% 수준을 바이오에 집중하고 있다. 10% 수준의 미국·중국 등과 대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주로 적합한 치료법이 없어 힘든 암·자가면역질환·중추신경계 등과 같은 난치성 질환 개발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백억 원의 투자가 전임상 단계에 과감히 투자되고 있다.

바이오 투자는 어느 분야보다 어렵다. 기술 적정성 판단의 어려움, 최종 임상 결과의 불확실성, 장기에 걸친 기술 개발, 낮은 투자 회수 가능성 등으로 투자가 제한적이었다. 최근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대학교·연구소·병원 등에서 장기간 연구해 온 전문 인력들이 혁신적인(First in Class) 신약 기술과 디지털 의료 기기 기술 개발 창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3건의 성공적인 기술수출 사례들도 긍정적이다.

우리나라 바이오 창업 생태계도 활성화되고 있다. 박사급 전문 인력들의 적극적인 창업 도전, 연 1조 원을 상회하는 VC의 활발한 투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통한 높은 상장 가능성 등이 그 바탕이다. 전 세계 제약 바이오 시장 규모는 연 1,600조 원의 거대한 시장이지만 우리 시장은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거대한 시장을 향한 우리 바이오 기업들의 도전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 단계다. 바이오 투자는 내년에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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