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시중 통화량을 뜻하는 광의통화(M2 평잔)가 지난 10월에 3,150조 5,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34조 7,000억 원 (1.1%)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에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 상품이 포함된다.
10월 M2는 1년 전에 비해서는 9.7%나 증가했다. 한 달 사이 통화량 증가 규모로는 올해 5월(35조 4,000억 원)에 이어 통계 작성이 시작된 후 두 번째로 컸다.
M2를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비영리단체가 10월 한 달 18조 5,000억 원 증가했으며 기업과 기타 금융기관도 각각 10조 7,000억 원, 9조 8,000억 원 늘었다. 모든 경제 영역에서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통화량 증가 폭은 2006년 6월(21조 1,000억 원) 이후 14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은은 10월 초 추석 연휴를 앞두고 9월 말 추석 상여금이 대거 유입돼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을 중심으로 가계 통화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경우 2년 미만 금전신탁과 외화 예수금을 중심으로 통화량이 늘었는데 5월 한은이 기준 금리를 0.50%로 인하한 후 사실상 제로 금리 효과가 본격화해 급증한 대출 자금도 예금 및 금전신탁 등에 쏠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월 금융 상품별로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9조 6,000억 원 증가했으며 2년 미만 금전신탁과 수익증권도 각각 6조 2,000억 원, 4조 9,000억 원 늘었다.
한편 협의통화로 불리는 M1 역시 10월 중 1.5% 증가하며 1,135조 2,000억 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M1 증가율은 1년 전에 비해서는 27.8%를 기록해 2002년 5월(28.4%) 이후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