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표준검사인 유전자증폭방식(RT-PCR)은 정확도는 높지만 결과 확인에 6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지금처럼 빠르게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방역 당국은 그동안 “의료 인프라가 충분하다”며 정확성이 높은 RT-PCR만 고집해왔지만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선별 진료소 등에 신속 항원 검사를 전격 도입했다. 신속 항원 검사는 개인이 스스로 콧속 등에서 검체를 채취해 진단 키트에 넣으면 15분~30분 만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여전히 신속 항원 검사의 낮은 정확도 탓에 주저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유럽 가이드라인을 보면 검사 양성률이 10% 정도로 높게 나오는 나라에서는 신속 항원 검사가 양성일 때 진짜 양성일 확률이 높지만 한국은 양성률이 2% 정도이기 때문에 위양성일 확률이 좀 더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선별 진료소에도 신속 항원 검사를 도입한 만큼 개인이 신속 항원 검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요양원 등 밀집도가 높은 곳이나 대면 접촉이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여러 차례 검사해 확진 가능성을 판단한 후 정확성 높은 유전자 증폭 검사를 다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처방전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가정용 코로나19 검체 진단 키트 긴급 사용 승인을 최근 허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우수한 진단 기기가 전 세계에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가정 내에서 활용할 만한 선택지가 많다”며 “신속 항원 검사만 단독으로 진행하자는 것이 아니고 사전에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