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표가 수리되거나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당분간 직무를 수행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이날 연가를 내고 법무부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추 장관은 전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검사징계위원회가 새벽에 의결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그 자리에서 본인의 사의를 표했다. 추 장관은 올해 1월 2일 취임했다.
윤 총장 징계안을 재가한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사의 표명과 거취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숙고해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 마지막까지 맡은 소임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명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추 장관의 ‘거취 결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목 등으로 미뤄보면 결국 추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고 후임자를 인선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추 장관은 후임자가 결정되거나 취임할 때까지는 장관 직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현직을 유지한 채 공수처 출범과 내년부터 시행되는 수사권 조정 관련 후속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인사까지 할 공산이 크다.
추 장관이 사직을 결심한 데는 윤 총장 징계로 검찰 내부의 반발이 거세진 데 대한 책임을 장관으로서 지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추 장관은 전날 저녁 페이스북에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 이라는 시를 인용하며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위한 꿈이었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