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 배정을 받지 못해 병원 밖에서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치료 시설 확충이 확진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8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최근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자택이나 요양시설에서 숨진 확진자는 모두 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2일 경기 부천시 요양병원에서 확진된 80대 환자가 나흘 동안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대기하다 16일 숨졌다. 코호트 격리 중인 해당 요양병원에서는 70대 환자 2명도 13일과 14일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채 건강이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이날 뒤늦게 확인됐다.
울산의 한 요양병원에서도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90대 환자가 병상 부족 때문에 치료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채 숨졌다. 울산에서 유일한 코로나19 치료 병원인 울산대병원의 병상이 포화 상태여서 현재 40명이 넘는 고령 확진자가 코호트 격리 중인 요양병원에서 치료 병원으로의 이송을 위해 대기 중이다. 앞서 15일 서울에서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60대가 확진 판정 이후 나흘이나 자택에서 대기하다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62명에 달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1,000명을 넘은 것이다. 확진자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앞으로도 병원 밖에서 숨지는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 이날 0시 기준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자택 대기 중인 환자가 서울에서만 580명에 이른다. 이 중 당일 확진된 환자가 353명, 확진 후 하루를 넘긴 확진자가 227명이다. 경기도 역시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대기자가 251명이나 된다.
치료 시설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 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 568개 가운데 45개(7.9%)뿐이다. 그중 서울에는 1개, 경기에는 2개, 인천에는 1개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