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호주 때리기가 결국 ‘전력 부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중국이 호주산 석탄을 금지하자 일부 지역이 극심한 전력난을 겪으며 공장 가동을 멈추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이다.
18일(현지시간) 홍콩 명보는 중국 저장(浙江)성과 후난(湖南)성을 비롯한 몇몇 지역 당국이 최근 ‘질서 있게 전력을 사용하라’는 통지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저장성은 오는 31일까지 상업지역에서는 기온이 3도 이하로 떨어질 때만 난방기구를 켤 수 있다고 명령했다. 행정기관도 난방기구를 최소한으로 가동해야 한다. 이미 저장성의 일부 지역은 에너지 절감 계획을 발표하며 전력난에 대처하고 있었다. 저장성 이우(義烏)시와 진화(金華)시가 발표한 에너지 절감 계획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는 외부 기온이 5도를 넘어가면 난방을 끄고, 조명은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3층 이하 승강기는 가동을 멈춰야 한다.
이 때문에 상업지역에서는 매일 오후 3시면 정전이 발생해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사흘에 하루씩 작업이 중단되면서 수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후난성의 창사(長沙)시는 지난 8일 전기난로나 전기오븐 등 전력을 많이 쓰는 가정용 기구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런 조치에도 전력난이 계속되자 14일 후난성은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정오까지와, 오후 4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를 전력 사용 제한 시간으로 설정했다.
매체는 이러한 전력 부족의 주된 원인으로 최근 중단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꼽았다. 그러면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석탄 가격 안정을 위해 모든 발전소에 호주산을 제외하면 석탄을 제한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가 나온 게 지난 13일이지만, 중국은 이미 그전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제한해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매체들에 따르면 호주산 석탄의 중국 수출은 지난달 첫 3주 동안 96% 급감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올해 8월부터 호주산 석탄을 차츰 줄여나가다 이제는 공식적으로 수입금지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호주산 석탄이 중국 석탄 수입의 57%를 차지하고 있어, 대책 없이 호주산 석탄 수입이 계속 중단되면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전력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최근 전력 부족 사태는 산업분야의 고속성장과 추워진 날씨 때문이라면서, 관련 분야에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고 질서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