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6,000억 원대 투자 금액의 환매 중단으로 이어진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이달 말 KB증권부터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한다. 옵티머스 사모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는 내년 2월 열릴 예정이다.
금감원은 라임·옵티머스 등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 관련 검사·제재 및 분쟁 조정 추진 일정을 21일 공개했다. 추정 손해액 기준으로 우선 보상을 하고 나중에 정산을 하는 방식에 KB증권이 동의해 28~31일 중 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한 다른 은행·증권사들도 동의할 경우 내년 상반기 중으로 순차적으로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 기간에 사모펀드 사태 분쟁 조정 방안으로 판매사에 대한 검사·제재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객관적으로 손해를 추정할 수 있으며 판매사가 사전 합의한 경우 추정 손해액 기준으로 분쟁을 조정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상환되지 않은 금액을 손해액으로 판단하고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정한 배상 비율에 따라 우선 배상하고 추가로 회수하는 금액도 배상 비율에 따라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옵티머스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계약 취소 가능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며 검토 및 판매사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 1·4분기 중 분쟁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 헤리티지펀드는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가 사후 정산 방식에 동의하면 내년 2·4분기 중 분쟁 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디스커버리·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도 주요 판매사인 기업은행·하나은행에 대한 검사·제재를 통한 사실 관계 확인 및 사후 정산 방식 동의를 거쳐 내년 2·4분기 중 분쟁 조정 진행 예정이다.
관련 판매사들 사이에서는 금감원이 제시한 사후 정산 방식이 부담스럽지만 금감원과 관계를 고려하면 결국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먼저 보상을 하면 결국은 돌려받기 어렵기 때문에 보상 금액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금융회사 입장에서 반대할 수는 없지만 부담이 되는 사안인데다 인사철이라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라임 사모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에 대한 제재심은 내년 1분기 중 개최할 예정이다. 독일 헤리티지펀드를 판매한 하나은행, 디스커버리 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은 내년 2분기 중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