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004020)이 고로(용광로)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사실상 원천 차단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철강업계를 생사의 기로로 몰아넣었던 이른바 ‘브리더(안전밸브)’ 장치 사용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지난해 충청남도 등 지자체는 고로의 브리더 장치 사용이 유독가스와 고로 내 분진 등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며 고로 운영에 제동을 걸었다.
현대제철은 22일 “고로 정기보수 후 고열의 바람을 다시 불어넣는 재송풍 작업 시 가스청정밸브인 ‘1차 안전밸브’를 통해 고로 내부에 남아있는 유해가스를 정화 후 배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진행한 휴풍(고로 정비에 앞서 고열의 공기 주입을 멈추는 작업)에 이어 재송풍 과정에서도 가스청정밸브가 성공적으로 작동해 기존 고로 브리더보다 배출 가스 불투명도가 개선되는 결과를 얻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3월 고로 브리더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논란이 발생하자 즉시 유럽의 전문 엔지니어링 기술회사와 긴밀한 협업을 진행하고, 3개월여의 기술검토 끝에 가스청정밸브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유럽 특허 출원까지 마쳤으며, 이를 ‘1차 안전밸브’라고 명명했다. 현대제철은 직경 1.5m, 길이 223m의 파이프로 이뤄진 1차 안전밸브를 올해 1월 3고로에 우선 설치해 휴풍 시 성공적인 테스트 결과를 얻었고, 상반기 모든 고로에 설치 완료했다.
당진제철소 관계자는 “현대제철의‘1차 안전밸브’는 조업안정성까지 확보한 환경?안전설비인 만큼, 국내외 제철소에서 설치를 원할 경우 적극적으로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고로 잔류가스를 정화해 배출하는 설비 및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적용한 만큼 향후 모든 제철소의 고로 브리더와 관련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10월 당진시와 제철소 온실가스 저감 및 환경개선을 위해 상호협력을 다짐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제철소 온실가스 저감 및 환경개선에 2021년부터 5년간 4,9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코크스 건식소화설비(CDQ)를 설치함으로써 코크스 냉각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이를 증기 및 전력으로 재생산하는 방식을 통해 5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환경에 투자한 5,100억원을 포함하면 현대제철의 10년간 환경 관련 투자액은 총 1조 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