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 삼성전자, 카카오가 ‘인공지능(AI) 동맹’을 결성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극복을 돕는다.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 등 3사는 최고기술경영자(CTO) 또는 AI 전문 임원급이 참석하는 ‘AI R&D 협의체’를 결성하고 ‘팬데믹 극복 AI’를 내년 상반기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아울러 또 3사는 미래 AI 기술을 개발하고,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 방안을 연구한다.
팬데믹 극복을 위한 AI는 이용자 위치 주변의 코로나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위험도를 분석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거나 우회 경로 등을 안내한다. 예를 들어 서울 을지로입구역 주변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당시 주변 유동인구와 이들의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해 을지로입구역과 사람들의 이동한 곳의 위험도를 분류해 알려준다. 을지로로 출퇴근하는 이용자에게는 자차 이용을 권유하고, 을지로를 경유해 다른 곳으로 이동한 사람들에게는 해당 지역에서 거리두기를 권고하는 방식이다. 팬데믹 극복 AI는 관련 뉴스를 분석해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요약 전달할 예정이다. 핵심 기술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형태로 개발자·연구기관·기업 등 공공에 개방된다.
3사 AI 동맹은 미래 AI기술 개발과 AI기술 저변 확대,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연구 협력에도 나서기로 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AI, 메신저 플랫폼 등 각 사가 가진 다양한 역량과 사업 영역을 융합하는 등 ICT 전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열어뒀다. SK텔레콤은 A I서비스인 ‘누구’(NUGU) 등을 발전시켜왔다. 지능형 전화서비스 ‘T전화x누구’를 비롯해 코로나19 방역을 지원한 ‘누구 케어콜’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스마트폰 갤럭시S8부터 스마트 기기에 AI비서 ‘빅스비’를 탑재해 꾸준히 진화시키고 있다. AI 플랫폼 개발기업인 ‘비브랩스’와 대화형 AI기술을 보유한 ‘플런티’ 등을 인수하며 기술 확보에 힘쓰고, 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에 영입하는 등 인재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협력에는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음성, 자연어 기술이 활용될 예정”이라며 “지속적으로 제품의 지능화를 추진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AI플랫폼 카카오i를 통해 음성·시각·대화·추천·번역 엔진에 쓰이는 핵심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 기술은 다음 뉴스·검색을 비롯한 카카오 내부 서비스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외부생태계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7년 현대자동차와 협력을 시작해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쏘나타에 탑재했고, 포스코건설·GS건설 등과 제휴를 맺고 카카오i를 아파트에 적용한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3사는 국내 다른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향후 글로벌 AI동맹체 수준으로 성장시켜 나갈 방침이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 대표는 “국내 대표 ICT 기업들의 이번 AI 초협력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마련됐다”며 “대한민국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도 “팬데믹 극복이라는 사회적 난제 해결에서 시작해 산업·학계에서 널리 사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 컴포넌트를 제공해 국내 AI 생태계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훌륭한 파트너들과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태·정혜진 기자 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