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제약 회사 화이자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천만 회분을 추가 구매하는 계약에 근접했다. 이 경우 미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2억 명의 백신 접종이 가능해져 미국민 상당수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된다.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화이자가 백신 원료를 쉽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건으로 백신을 추가 확보하는 내용의 계약을 이르면 23일 발표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적용해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아홉 가지 특수 제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2·4분기에 백신 1억 회분을 더 공급해달라고 했지만 화이자는 많아야 7,000만 회분을 만들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와의 추가 계약이 이뤄지면 미국 정부는 내년 상반기 안에 2억 명의 미국인들에게 백신을 맞힐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 정부는 내년 1·4분기까지 화이자 백신 1억 회분, 1·4분기와 2·4분기에 모더나 백신 각각 1억 회분씩을 받기로 했다. 1인당 코로나19 백신을 2회씩 맞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은 현재 화이자 백신 5,000만 명분, 모더나 1억 명분 등 1억 5,000만 명분을 확보했다. 이번에 추진하는 화이자 추가 백신 확보 노력이 성공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대략 2억 명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가능한 연령대(화이자 16세 이상, 모더나 18세 이상)의 미국인은 총 2억 6,000만 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이자가 추가로 백신을 내년 2·4분기에 공급하고 이미 계약한 다른 회사 백신이 내년 초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 접종 가능 대상의 대부분이 내년 상반기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날 화이자와 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개발사들은 자사 백신이 변종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문제는 이번 겨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코로나19에 대해 “아직 최악이 지나지 않았다”며 “우리의 가장 어두운 시절은 오지 않았다. 지나간 게 아니라”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민이 마음을 단단히 먹고 준비해줄 것을 요청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현금 지급을 포함한 또 다른 추가 부양책도 의회에 요구했다. 앞서 미국 의회는 1인당 600달러(약 66만 원)씩 현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포함해 총 9,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추가 부양책이 처리된 지 하루 만에 다음 부양책을 들고 나온 셈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의회가 이번 주에 해야 할 일을 했다”며 “나는 의회가 내년에 또 할 것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