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고]세월을 관통하는 도전정신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과거 파독 근로자 산업 발전 초석

코로나에도 해외 취업 관심 여전

K-MOVE 스쿨 등 통해 청년 지원

미래 위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서울 양재동에는 파독근로자기념관이 있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된 파독 근로자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파독 50주년이던 지난 2013년 건립됐다. 1960~1970년대 파독 근로자가 벌어들인 외화는 고국에 있는 가족의 생활비가 됐고 비료·자동차 등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밑거름이 됐다. 1963년 광부 123명이 처음 출발한 후 1970년대 후반까지 독일로 떠난 근로자는 광부 8,000여 명, 간호사·간호조무사 1만 1,0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일자리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낯선 문화, 통하지 않는 언어에도 불구하고 이역만리 타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처럼 과거에는 국내 취업 시장 여건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해외 취업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지금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글로벌 경험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쌓고 성장의 기회를 찾으려는 측면이 강하다. 올해 초 공단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해외 취업에 만족하는 주된 이유로 ‘글로벌 업무 경험을 통한 경력 개발(41.3%)’이 가장 많이 꼽혔다. 남과는 다른 차별화된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해외 취업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인력공단은 다양한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청년들을 지원하고 있다. 외국어 등 글로벌 역량을 이미 갖춘 청년이라면 공단의 해외 통합 정보망인 ‘월드 잡플러스’를 통해 해외 일자리 탐색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직무 역량과 언어능력이 부족하다면 ‘K-MOVE 스쿨’을 통해 업무 스킬과 외국어 구사 능력을 쌓은 후 해외 취업에 도전하면 된다. 공단은 해외 취업자의 안정적인 현지 정착을 위해 해외 취업 정착금도 지원한다. 지난해 정부의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룬 해외 취업자는 6,816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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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취업을 주관하는 공단도,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국가별 입국 제한에 취업 비자 발급이 보류되고 국내외 연수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청년 일자리와 연계된 만큼 공단은 기민하게 일하는 방식을 바꿔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힘썼다. 온라인 고충 상담 센터를 통해 비자 발급 동향 등 구직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했다. 1 대 1 온라인 상담 환경을 구축하고 현지 취업자를 연결한 실시간 해외 취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국내 연수는 비대면 강의로 전환해 교육이 중단되지 않도록 했다. 채용 절차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도 화상으로 실시해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취업 난관을 극복하고 있다. 청년들도 코로나19로 위축된 상황이지만 여전히 해외 취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드러냈다. 지난달 공단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해외 취업 Cheer-up 행사’에 658명의 구직자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닫힌 하늘길을 여는 것은 어려운 과제였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포기하지 않았다. 끝내 하늘길을 열었다. 7월 기업인 베트남 특별 입국 언론 보도를 눈여겨본 담당자가 아이디어를 냈다. 특별기 여유 좌석에 해외 취업 연수생을 함께 보내자는 것이었다. 비행기 섭외, 자가 격리 장소 확보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청년들의 도전을 위해 공단은 유관 기관, 경제 단체 등과 함께 출국 과정을 철저히 준비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 현지 연수를 중단한 지 7개월 만인 9월 ‘K-MOVE 스쿨’ 연수생 33명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총 180명의 청년들이 해외 취업의 꿈을 품고 베트남으로 떠났다.

코로나19는 분명 우리 모두에게 위기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은 청년들이 꿈꾸는 미래와 이를 성취하기 위한 도전에서 시작된다. 해외 취업은 일자리 영토를 넓히는 동시에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은 글로벌 경험으로 이어져 청년의 내일을 성장시킨다. 공단도 줄탁동시, 껍질을 깨는 어미 닭의 심정으로 청년들이 세계로 도약하는 변화의 순간에 발맞춰 해외 취업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을 것이다.

세종=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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