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글로벌 경기회복에 실적 개선…정·화 시대 온다

[애널리스트가 본 2021년 업종 전망] <4>정유·화학

내년 전세계 성장률 5%대 전망

올 하반기 '코로나 수혜' 탄 화학

내년 상반기엔 의류 등 호황까지

종식국면 다가와 업황 회복 예상

정유, 하반기 정제마진 향상 관측

LG화학·금호석유 등 관심 둘 만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내년에는 정유·화학 업종이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년 전 자동차 업종과 상승장을 이끌었던 ‘차화정 랠리’가 재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화학 업종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날 조짐도 보인다. 국내 대표 정유·화학 애널리스트인 이동욱 키움증권, 조현렬 삼성증권,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내년에는 두 분야 모두에서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공통으로 2차전지와 화학 수요 회복 모멘텀을 동시에 보유한 LG화학(051910)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이외에 롯데케미칼(011170)금호석유(011780)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상반기는 화학, 정유는 하반기”=28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정유·화학 업황이 내년 전반에 걸쳐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인 정유·화학 업황은 통상 경기 성장률과 비례하는데 내년 글로벌 경기의 가파른 회복세가 예상되는 만큼 정유·화학 업종의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내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국제금융기구(IMF)의 5.2%보다 높은 5.8%로 제시하는 등 글로벌 경기의 가파른 회복세를 예상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회복 시기는 업종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체로 상반기 화학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시작된 후 정유 업종은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개선 시기가 다른 것은 수요 회복세가 달리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화학 업종은 올 하반기부터 고부가합성수지(ABS)·비닐류(LDPE)·NB라텍스 등 코로나19 수혜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반등하기 시작했고 내년에는 의류 등 전방 산업의 회복에 따른 화학제품의 수요까지 더해져 ‘역대급 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 연구원은 “화학 업종에 수혜를 안겼던 낮은 원재료 가격과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 급증은 내년 하반기 코로나19 종식 국면 진입 시 다소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유 업종의 수요 회복 시기는 상대적으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현재의 재고가 빠지려면 3~4개월 정도는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백신 개발과 함께 하반기에는 의미 있는 수준으로 정제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공급량 축소…韓 업체, 경쟁력 높아져=코로나19 확산이 올해는 업황을 짓눌렀지만 내년에는 이전부터 우려했던 과잉 공급을 해소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저유가로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대형 경쟁사들의 설비투자(CAPEX) 계획이 축소되는 한편 일부는 가동 차질을 겪기도 했다. 이에 내년에는 아람코 등 글로벌 석유 메이저와 중국 대형 정유사가 투자를 늘리던 정유·석유화학 통합 설비인 COTC(Crude Oil to Chemical)나 북미 지역의 에탄크래커(ECC) 증설분을 수요 증가분이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연구원은 “유가는 앞으로도 크게 오르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메이저 업체들의 증설 규모가 지속해 축소되고 공급도 줄어드는 모습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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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저유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내 화학 업체들의 경쟁력은 글로벌 경쟁사 대비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내년에도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고 국내 업체들의 주요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역시 하향 안정화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쪽 에탄크래커와 대비해서는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들의 마진율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톱 픽은 단연 LG화학”=정유·화학 분야의 중요한 리스크 요인으로는 경기회복 지연과 급격한 유가 상승을 꼽았다. 윤 연구원은 “완만한 유가 상승은 경기에 대한 확신과 재고 확보 움직임을 불러올 수 있지만 급등할 경우에는 원가에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당선 등이 산유국의 생산량을 늘려 유가의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급격한 유가 상승은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정유·화학 업종 가운데 주목해야 할 종목은 단연 LG화학이다. LG화학은 내년 본업인 화학 분야의 실적 회복과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의 성장세가 주목받으며 세 애널리스트의 추천 목록에 올랐다.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본사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대산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며 실적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연구원은 LG화학에 대해 “2차전지 시장 확대 기대감에 따른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을 추천하면서 “올해 악재가 제거되면서 내년 영업이익이 260%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금호석유를 추천한 윤 연구원은 “현재 본업 자체가 매우 좋은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1·4분기 페놀사업부의 증익 등 역대급 영업이익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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