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29)씨가 대학·대학원에 사용한 다수의 ‘스펙’에 대해 허위로 판단하며 조씨가 진학한 고려대와 부산대 학생들 사이에서 대학 측 처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 교수 자녀의 입학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28일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조민씨에 대한 학교 측 입장을 재차 요구하는 글이 잇따랐다. 학교 당국이 정부의 눈치를 본다고 비판한 ‘왜 우리가 욕을 먹는 것일까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이날 기준 308명의 동의를 얻었다. 법원 판결이 난 지난 23일 올라온 ‘조국장관 딸 표창장 위조 인정되었네요. 이제 학교당국의 후속조치 기대하겠습니다’는 850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같은 날 ‘만약 총장 표창장과 인턴증명서를 위조하여 전문대학원에 합격한 사람이 있다면 입학취소 시켜야 할까요?’라는 설문조사에는 643명이 참여해 97.2%(625명)의 학생이 ‘입학취소’에 투표했다.
이에 고려대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를 시작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려대 A 교수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을 먼저 진행할 것”이라며 “부산대 결과가 나온 뒤에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조민 논란 관련해 “입학 사정을 위한 전형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다면 정해진 절차를 거쳐 입학 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알려 드린 바 있고, 이런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는 입장문 발표한 바 있다.
부산대 재학생 커뮤니티 마이피누 ‘이슈·정치·사회’ 섹션에도 조 씨에 대한 글이 28일 ‘화제의글’을 차지했다. ‘부산대에 일침을 가하는 서울대 법대 교수(25일)’ ‘조민 학우의 가짜 표창장(26일)’ ‘재학생들 들고 일어나야지 뭐하냐?(24일)’ 등이다. ‘부산대에 일침을 가하는 서울대 법대 교수’ 게시글에는 부산대가 조씨의 입학처분에 대해 “최종판결 나온 뒤 결정”한다고 입장을 밝힌 언론 보도와 함께 조 전 장관이 지난 2013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종 재판 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초동 수사부터 대법원 판결때까지 시민의 입, 손, 발을 묶어놓고 국가기관 주도로 사건의 진실을 농단하려는 수작이다”라 적은 글이 올라와 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입시비리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정경심전교수의 자녀의 입학을 취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은 28일 오후 2시35분께 약 8,2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조씨는 지난 2010학년도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입학해 2014년 졸업해 이듬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3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1심 재판에서 조민씨의 입시에 사용된 동양대 표창장,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체험활동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체험활동확인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확인서, A호텔 인턴십확인서·수료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십확인서, 동양대 보조연구원 연구활동 확인서 등 ‘7대 스펙’을 모두 허위경력으로 판단했다. 이중 단국대와 공주대, 서울대 인턴 경력 등은 고려대 입시에 활용됐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돼 검찰은 정 교수의 공소사실에 포함시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