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서도 '英 변이' 첫 사례…"음성판정 때만 입국 허용해야"

해외 나가본 적 없는 20대男 걸려

신규 확진자 20만명 쏟아지는데

美 '변이 코로나 지역감염' 공포

입국자에 '음성 입증' 확대할 듯

칠레·대만·UAE 등서도 변이 바이러스

英은 아스트라제네카 긴급 승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세계 1위인 미국에서도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사례가 발견됐다. 대만과 아랍에미리트(UAE)·칠레에서도 최초 감염자가 나오면서 세계 곳곳으로 변이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재러드 폴리스 미 콜로라도주지사는 29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오늘 우리는 콜로라도에서 코로나19 변이의 첫 사례를 발견했다”면서 “영국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변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자가 20대 남성이며 엘버트카운티 지역에서 격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행 이력이나 밀접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코로나19 자문위원인 아툴 가완데 박사는 CNN방송에 출연해 “알려진 여행 이력이 없다는 것은 이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감염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추가 감염자가 앞으로 며칠 새 미국에서 발견될 것이라며 이 변이의 강한 전염성은 “더 많은 감염자를 낳고 이미 한계에 달한 의료 자원에 대한 수요를 더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대비 전파력이 70%나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매일 20만 명 안팎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내년 1월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미 정부는 입국 시 음성 판정을 받도록 하는 방역 조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브렛 지로어 미 보건복지부 차관보는 이날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야 미국 입국이 가능한 대상 국가를 영국 이외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영국에서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하자 지난 28일부터 영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승객의 경우 출발 전 72시간 내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검사 기록을 제시해야 입국할 수 있도록 했다. 지로어 차관보의 발언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입국은 한층 까다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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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면서 중남미에서도 첫 사례가 발생했다. 칠레 보건 당국은 영국을 방문한 후 스페인 마드리드를 거쳐 22일 귀국한 자국 여성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이날 밝혔다. UAE와 대만에서도 변이 코로나19 감염자들이 발견됐다. 유럽·아시아·중동·아메리카 등 각 지역에서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변이 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나온 국가는 최소 29곳에 달한다.

변이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영국에서는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 5만 3,135명을 기록하면서 3월 이후 일일 기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전날(4만 1,385명) 처음으로 4만 명 선을 넘은 데 이어 하루 만에 확산 속도가 더욱 가팔라진 것이다.

이에 영국 정부는 30일 자국 제약 업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르면 내년 1월 4일부터 보급될 예정이다.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이 가능해지면 최대한 빨리 보급할 것”이라면서 “이 백신은 1회차 접종과 2회차 접종 간 기간이 최대 12주라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에 대해서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긴급 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한편 변이 바이러스 확산 공포가 엄습하자 각국은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나섰다. 프랑스는 현재 시행 중인 통행금지 시작 시간을 일부 지역의 경우 오후 8시에서 오후 6시로 2시간 앞당기기로 했다. 신규 확진자가 한 달 넘게 1만 명을 상회한 데 따른 조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서던캘리포니아와 샌호아킨밸리 등 주내 2개 지역에 대해 자택 대기 명령을 연장하기로 했다. 주내 중환자실(ICU) 병상이 15% 이상 확보될 때까지 이번 조치는 유지된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술집·양조장·네일케어 등 개인 서비스업, 미용실, 이발소 등도 일시적으로 문을 닫게 된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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