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30일 3천800명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NHK 방송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 확인된 신규 감염자는 도쿄 지역 944명을 포함해 총 3,834명(오후 8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26일(3,877명)에 이어 일간 기준으로 2번째로 많은 수치다.
누적 확진자는 23만1,928명, 사망자는 이날 55명 늘어 3,452명이 됐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부족 등으로 자택이나 숙박시설에서 입원 대기 중인 사람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교도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자택(1만1,371명)이나 숙박시설(5,457명)에서 요양 중인 확진자는 1만6,828명으로 두 달 만에 4배로 급증했다.
특히 자택 요양자는 두 달 만에 15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코로나19 전용 병상이 부족한 것 외에 다른 가족을 돌봐야 하는 사정 등으로 집을 떠날 수 없는 사람이나 일본 거주 외국인 중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것이 원인일 것으로 분석했다.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일본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선 인적 이동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유보한 채 개개인이 주의해 달라는 당부를 반복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주재한 폭설 대응 관계 각료회의에서 코로나19 전염 예방을 위해 모임 등을 삼가는 ‘조용한 연말연시’를 보내달라고 국민에게 거듭 호소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연말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단계에서 감염을 억제하지 못하면 (중앙정부에) 긴급사태를 선포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면서 연말연시 연휴 기간에 가족과 함께 조용히 보내는 ‘스테이 홈’을 철저히 지키고 송년회와 신년 모임을 하지 말아 달라고 도민에게 요청했다.
스가 내각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일본의 민심은 한 정치인으로 향했다. 바로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지사였다.
아사히신문이 올해 11∼12월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한 우편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정치인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유효 응답자 2,126명 가운데 378명(17.4%)이 요시무라 지사를 꼽았다.
1975년생으로 만 45세인 요시무라 지사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에 미숙하게 대응하거나 의사 결정 과정에서 경직된 태도를 보일 때 순발력 있고 유연하게 대응해 호평받았다. 그는 앞서 코로나19 긴급사태 발령 중에 영업을 강행하는 파친코 업체의 이름을 공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해 주목받았다.
거침없는 정책 비판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요시무라는 올해 5월 일본 정부가 해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긴급사태 기간을 연장해 여론의 불만이 고조할 때 “출구 없는 터널을 계속 달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해 ‘속이 후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여름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연휴 때 고향 방문을 자제하라고 당부하면서도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강행하자 “그것(고향 방문)까지 자제하려면 고투 캠페인을 그만둬야 한다”며 모순을 꼬집었다.
이번 조사에서 고이케 지사가 160명(7.5%)의 선택을 받아 2위에 올랐다. 3위는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지사(95명·4.5%)였다. 스가 총리는 4위였으나 그를 지목한 응답자는 59명(2.8%)에 불과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58명(2.7%)의 선택을 받아 뒤를 이었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4%에 달했고 37%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광역자치단체장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해서는 응답자의 54%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37%만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과는 대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