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범계 법무장관 내정자는 서울·전주·대전지법 판사를 거친 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전운이 감돌기도 한 박 내정자는 윤 총장과는 사법연수원(23기) 동기로 과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윤 총장을 ‘윤석열 형’이라고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사법연수원 동기인 윤 총장과의 관계 형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엄중한 상황에 이 부족한 사람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어깨가 참 무겁다”면서도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어 “이제 법무행정도 혁신하여 국민의 민생안정에 힘이 되어야 한다”며 “인사청문회 준비를 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검찰과의 관계 형성 방향에 대한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 관계가 되어야 하고, 그걸 통해서 검찰개혁을 이루라고 말씀하셨다”며 “그것이 저에게 준 지침으로 알고 있다”고 문 대통령의 주문을 전하기도 했다. 또 ‘지금까지의 국면과는 좀 다른 양상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제 삶 속에서 2003년부터 지금까지 역사가 있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계셨고, 문재인 대통령이 계신다. 그 속에서 답을 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노총 출신 3선 의원인 한정애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국회 환경노동위 간사, 국회 기후변화포럼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했고 현재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다. 아울러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내정자는 해군 참모총장 출신으로 해군 제2함대 사령관, 해군 작전사령관 등 작전분야 핵심 직위를 두루 거쳤다.
3개 부처에 대한 장관급 인사가 내정되자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마디로 정권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한 정부 여당에 내린 보은 개각”이라고 문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장관급 인사에 모두 정치인을 기용하겠다고 한다”며 “민의의 전당 국회가 장관직으로 가는 코스가 돼버렸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러니 정부 여당이 통법부, 정권의 거수기라는 비판을 듣는 것 아닌가”라고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나갔다. 이어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를 통해 장관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며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되는 27, 28번째 장관급 인사가 되는 불운의 전철은 밟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 역시 “대한민국을 쪼개놓고 국론을 분열시킨 조국, 추미애로도 모자라는가”라며 “선택적 정의, 편 가르기로 재단해온 인사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무법부’ 장관을 다시 임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반면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개 부처 개각에 대해 환영의 뜻과 기대감을 동시에 밝혔다. 신영대 대변인은 논평에서 “3개 부처의 개각을 환영한다”며 박 내정자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및 권력기관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법원, 정부, 국회에서 쌓은 폭넓은 식견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검찰·법무 개혁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