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바쁜 일상 속 짧고 굵은 인문학 공부가 필요하다면[생존교양]

■책꽂이-생존교양

이용택·김경미 지음, 한빛비즈 펴냄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돼. 이제는 더 이상 슬픔이여 안녕!” 심금을 울리는 가사와 흥겨운 멜로디로 역주행 신화를 쓴 가수 김연자의 노래 ‘아모르 파티(amor fati)’. 제목을 듣고 왁자지껄 떠들썩한 ‘파티(party)’에 관한 노래로 오해했던 사람들도 많았을 테다. 하지만 여기서 파티(fati)는 라틴어로 운명을 뜻하는 단어다. 즉 아모르 파티란 ‘운명을 사랑하라’는 의미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긍정으로 가득 찬 금언을 내뱉은 이가 철학자 니체라는 점이다. 니힐리즘(nihilism·허무주의)을 대표하는 그 프리드리히 니체 말이다.


일상의 대화에서 익숙하게 사용하면서도 그 말의 정확한 뜻을 막상 대답할 수 없는 단어들이 있다. 하도 많이 들어서 대충 의미를 넘겨짚지만 잘 모르고 지나치는 말들도 한두 개가 아니다. 모르면 뒤처지는 시대, 아는 것이 없으면 ‘아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시대의 자화상이다. 신간 ‘생존교양’은 이 피곤한 시대를 헤쳐 가야 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인문교양서다. 대중 문화나 일상 생활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지식 용어 150개를 선정해 그 단어에 얽힌 사연과 역사적 배경, 변천사 그리고 그 안에서 읽어낼 수 있는 교훈을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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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영문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쿼런틴(quarantine·격리)’이 본래 갖고 있던 ‘40’이라는 의미에서 어떻게 ‘격리’라는 의미로 정착됐는지, 왜 전기 자동차에 ‘테슬라’라는 과학자의 이름을 붙이게 됐는지, 긱 경제(Gig Economy)의 기원과 X선이 발견된 비화는 무엇인지 등등 알아 두면 유용할 지식이 가득 담겼다. 책이 탐구하는 용어들은 과학·경제·의학·미술·종교 등 다양한 주제를 망라한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스토리텔링으로 내용을 풀어가는 덕분에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데다,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면서도 주제당 분량이 2페이지를 넘지 않아 바쁜 일상 속 교양 공부를 하기에 좋다.

책의 단초가 된 것은 30년 간 기자 생활을 한 저자가 꾸준히 작성해 온 A4용지 2,000자 분량의 ‘교양 메모’다. 기자로 활동하며 수십 년 간 모아온 알토란 같은 지식의 고갱이인 셈이다. 그는 “윤동주 시인이 ‘별 헤는 밤’에서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보듯 하루에 한 단어씩 뽑아 정리하고 관련 서적을 찾아 보완했다”며 “생존교양이 단순히 지식 습득의 차원을 넘어 생각의 틀을 바꾸고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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