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옛 공산국가도 "한국, 삐라금지법 왜 하나"... 유럽연합서 논의

체코 "시행 동기 질문...인권 증진이 우선순위"

"남북 대화 노력은 지지...유일한 평화적 방안"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된 뒤 박병석 국회의장의 감사 인사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된 뒤 박병석 국회의장의 감사 인사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공포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두고 동유럽의 옛 공산권 국가인 체코까지 이 법을 왜 승인했는지 우리 정부에 물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연합(EU)차원에서도 이 문제를 본격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논란이 국내는 물론 미국을 넘어 유럽 각국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31일 미국 국영방송인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체코 외무부의 주자나 슈티호바 공보국장은 이 매체에 이메일을 보내 “우리는 승인된 해당 조치를 분석하고 그 기능과 이를 시행하려는 동기에 대해 (한국에) 질문했다”며 “조만간 유럽연합 내부에서 해당 조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체코 외무부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의 승인에 대해 통보받고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대표들과 이 사안에 대해 소통했다”며 “인권 증진은 체코 외교 정책의 중요한 우선순위이고 우리는 한국을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인권이 보장되고 존중되는 민주주의 정부를 갖춘 나라로 인지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24일 재가하고,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29일 공포했다. 이 법의 효력은 내년 3월30일부터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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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정부는 북한에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권고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을 지지하는 등 그동안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개선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온 나라다. 특히 워싱턴주재 체코 대사관은 미국의 인권 담당 관리와 탈북민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옛 공산권 국가 중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문제를 가장 주도적으로 제기해왔다.

한편 슈티호바 국장은 VOA에 “체코 공화국은 한국의 지속적인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며 “그런 대화의 복잡성을 인지하지만 이는 한반도 문제의 영구적이고 평화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코 공화국이 평양에 대사관을 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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