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세 척 얼음은 하루 아침에 안 만들어져"…노영민, '응전' 외치며 고향 앞으로

노 비서실장 2년간 청와대 생활 소회

"최고의 대통령 모셨던 2년 영광의 시간"

"사회 문제 뿌리 깊어...지혜로 대응해야"

BBIG 육성 '明'...부동산 정책 실패 '暗'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 신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입장한 뒤 인사말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 신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입장한 뒤 인사말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31일 청와대를 떠나며 “최고의 대통령을 모신 지난 2년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임 유영민 비서실장 및 신현수 민정수석 임명을 직접 발표한 뒤 퇴임의 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편견없는 합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뢰, 그리고 이 모든 것에 기반한 미래 비전을 가진 분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비서실장은 그러면서 “비서실장으로서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도 매우 크다는 것 때문에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월 다주택 처분 과정에서 강남 아파트가 아닌 청주 집을 처분해 논란에 휩싸인 것과 부동산 시장 혼란 및 최근 백신 공급 문제 등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지명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검찰개혁의 일련의 과정을 마무리하고 물러난 데 대한 소회도 밝혔다.


노 비서실장은 ‘빙동삼척 비일일지한(氷凍三尺 非一日之寒)’이라는 구절도 인용했다. 그는 “세척의 얼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뜻”이라며 “세척이면 1미터인데 이 1미터의 얼음이 하루의 추위로 만들어진 게 아니듯 하루의 따뜻함으로 녹일 수도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사회의 문제는 그 뿌리가 깊어 인내심을 갖고 지혜를 발휘해 대응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신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교체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신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교체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노 비서실장은 지난 2017년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선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맡은 데 이어 문재인 정부의 2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다. 정치권에서는 노 비서실장이 취임한 이후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헬스·미래차·시스템반도체를 3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집중 지원하도록 하는 데 공로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 비서실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과 미중갈등, 코로나 19 사태 등 전대미문의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도 받고 있다.

반면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3차 코로나 대유행,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정지 사태 등 정국 혼란에 대한 책임도 크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편, 김종호 민정수석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코로나 발생 등 엄중한 시기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소관분야 주무수석으로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권력기관 개혁이 제도적으로 완성되는 시기에 함께 했다는 게 큰 영광“이라면서 ”후속조치까지 차질 없이 완수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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