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아사히 밀어낸 편의점 수제맥주 비결은? "재밌어야 팔린다"

CU가 출시한 곰표(왼쪽부터) 맥주, 말표 맥주, GS25가 출시한 비어리카노,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유동골뱅이 맥주.CU가 출시한 곰표(왼쪽부터) 맥주, 말표 맥주, GS25가 출시한 비어리카노,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유동골뱅이 맥주.



곰표 밀가루, 말표 구두약, 유동 골뱅이.

공통점을 찾기 힘든 이 제품들은 올해 편의점에서 수제맥주로 변신해 큰 인기를 끌었다. 편의점들이 다양한 상품 브랜드와 협업해 선보인 콜라보레이션 상품으로 개성 있는 맛과 향에 재미까지 더해지자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그 결과 일본맥주를 비롯한 수입맥주가 차지하던 진열대를 국산 수제맥주가 채우면서 매출 비중도 1%에서 10%대로 껑충 뛰었다.

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에서 수제맥주 매출이 전체 국산맥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편의점이 국산 수제맥주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2018년 1~2%와 비교하면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년간 매출 성장률은 500%에 달한다.


이처럼 편의점에서 수제맥주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일본산 불매운동 여파, 코로나19로 인한 홈술 증가, 주세법 개정에 따른 가격 인하 등 다양한 이유가 언급되지만 단연 눈에 띄는 일등 공신은 다양한 이색 맥주의 등장이다. 참신함으로 무장한 이색 수제맥주는 재미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펀슈머’들의 호응을 받으면서 팬층이 형성될 정도를 인기를 끌었다. 실제 지난해 편의점 수제맥주 매출 순위에서도 각각의 편의점이 협업해 만든 자체 상품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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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탄은 지난 5월 CU의 곰표 맥주가 쏘아올렸다. 밀가루 제조사 곰표와 협업해 선보인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만에 첫 생산물량인 10만개가 완판됐다. 하얀 백곰이 그려진 패키지는 SNS 인증샷에 단골로 등장하면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50만캔을 넘어섰다. CU는 기세를 몰아 웹툰 ‘유미의 세포들’과 협업한 유미위트에일, 현대카드와 협업한 아워에일, 구두약 제조사 말표산업과 협업한 말표 흑맥주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특히 말표 흑맥주는 출시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 오비맥주, 칭따오맥주 등 대형 제조사 상품 및 수입맥주를 제치고 전체 맥주 매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색 수제맥주 출시의 원조인 GS25는 2018년부터 랜드마크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2018년 ‘광화문 에일’를 시작으로 ‘제주백록담 에일’, ‘경복궁 IPA’, ‘성산일출봉 에일’, ‘남산 에일’ 등 한국의 랜드마크 명칭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수제맥주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복궁 IPA는 출시 7개월만에 100만캔이 팔려나가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국내 1위 바리스타와 협업한 신개념 커피에일 ‘비어리카노’를 선보이며 커피 마니아까지 사로잡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은 국내 골뱅이 가공캔 1위 브랜인 유동골뱅이의 캔을 본딴 수제맥주를 선보였다. 최근 ‘힙지로’로 주목받으며 젊은 세대의 모임 장소가 된 서울 을지로 맥주골목에서 골뱅이무침이 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푸드페어링 개념으로 만들어졌다. 골뱅이 맥주는 낯설고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젊은 층들을 사로잡아 출시 한 달 만에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판매량 1위로 올라섰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주세법 개정으로 국산 수제맥주가 4캔 1만원 행사에 들어오면서 편의점마다 간판 맥주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며 “수제맥주 시장이 연평균 3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도 다양한 이색맥주들이 시장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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