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공개(IPO)에는 300조 원 가량의 청약자금이 몰리는 등 시장의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달 상장한 명신산업(009900)과 프리시전바이오, 알체라(347860) 등 새내기주도 상장 첫날 족족 상한가로 직행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부응했다. 이에 지난해의 상장 열기를 이어받아 올해도 IPO 시장이 활황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9월 상장한 박셀바이오(323990)는 공모가(1만 5,000원) 대비 1,015.3% 뛰어오른 16만 7,300원에 지난해 장을 마감했다. 새내기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달 상장한 자동차 부품 업체 명신산업(602.3%)과 알체라(321.5%). 11월 상장한 하나기술(299030)(293.7%)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상장한 총 93곳의 기업이 평균 68.5%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기록한 7.5%보다 훨씬 높고, 지난해를 제외하고 10년간 가장 높은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던 2017년(34.8%) 기록의 두 배에 달하는 성적이다.
특히 지난해 IPO 열기에 힘입어 개인투자자 대상 청약 물량이 25~30%까지 확대되고, 이 중 절반 이상을 자금 규모와 상관없이 균등하게 배분하도록 제도를 개편하면서 공모주 투자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올해부터는 지난해 말 개인투자자 배정 분(25%)에 더해 우리사주조합 물량 중 미달이 발생할 경우 최대 5%까지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할 수 있게 된다.
내년에는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등 2차전지·게임·핀테크·백신 등 성장산업을 주도하는 ‘대어’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앞서 막대한 청약자금이 몰리며 큰 인기를 끌었던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처럼 이들 기업은 시장에서 모두 조 단위의 몸값을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K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40조~50조 원), 크래프톤(20조~30조 원), 카카오뱅크(6조~40조 원), 카카오페이(7조~10조 원), 카카오페이지(2조~4조 원), SK바이오사이언스(3조 원~) 순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다.
새해를 맞는 내달에는 솔루엠을 비롯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엔비티·레인보우로보틱스·모비릭스 등 총 10개 사의 IPO 공모가 예정돼 있다. 집계된 공모 규모는 6,000억원대로 올해 1월의 1개 사, 102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인 싱가포르계 바이오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IT부품 제조기업 솔루엠, 코스닥시장에서는 인카금융서비스, 오로스테크놀로지, 쿠콘 등을 주목할 만한 IPO 기대주로 꼽고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2021년 상장 예정인 대어급 업체들의 예상 시가총액은 약 78조 원, 공모 규모는 약 15조 원으로 IPO 시장이 최근 5년간 제일 뜨거웠던 2017년(35조 2,000억 원, 약 8조 원)보다 규모가 클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개인 투자자가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확대되면서 막대한 청약대금이 유입되고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