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을 경신하며 장을 마감한 가운데 올해 첫째 달에도 코스피가 강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지수가 1%만 더 오르면 코스피는 2,900포인트, 시가총액 2,000조 원을 모두 돌파하게 된다.
증권가에선 1월에도 지난해 연말 ‘강세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최근의 증시 급등세로 인해 “숨 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스크, 미국 조지아주 상원 선거 결과 불확실성 등 각종 변수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1,981조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약 1% 오르게 되면 지수 2,900포인트 돌파와 함께 시가총액도 2,000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 2007년 10월 2일(종가 기준)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겼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말보단 상승 강도가 작아지겠지만, 올해 1월에도 코스피가 강세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강세장은 통상적으로 급등했기 때문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외부 사건과 외부 힘의 개입에 의해 중단된다”며 “따라서 연초보다는 봄에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에 주의하는 게 더 낫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주식 상승 탄력은 이전보다 떨어질 것이나 4·4분기 실적과 바이든 정부 기대감이 증시 랠리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이벤트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실적 호전, 친환경 관련 업종을 주목한다”고 했다.
다만 최근 증시가 급등세를 보였던 만큼 증권사들의 ‘2,900선 돌파’ 전망에는 신중함이 실리는 모습이다. 가령 삼성증권은 1월 코스피 예상 밴드로 2,750~2,950포인트를 제시하며 “중립 이하의 시장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뜨거웠던 기대와 차가운 현실 간 거리 좁히기 과정은 국내외 증시의 상승 탄력 둔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증시가 지난해 연말 미국 대선 불확실성 해소,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미국 경기부양책 합의 등 ‘기대 요인’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 같은 흐름이 1월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지난해 4·4분기 거시경제 지표가 생각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경기 지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정책(미국 경기부양책) 공백 장기화에 따른 연말 소득·소비 절벽 양상은 미국의 2020년 4·4분기 국내총생산(GDP) 부진으로 구체화할 전망”이라며 “미국 4·4분기 GDP를 위시한 연말연시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은 정책 낙관론과 백신 기대감에도 중립 이하 기류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오는 5일 예정된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결과 발표로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급 대출 프로그램 재가동 여부, 법인세 증세 논의 등 각종 정치 현안이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