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해가 바뀌어도…'한국소설 붐' 계속된다

손원평·김초엽 '젊은 女작가' 활약

작년 소설 판매량 8년 만에 최고

한강·조남주·하성란 등 신작 출격

올해도 한국소설 인기 이어갈 듯

2021년 새 작품을 내놓는 한강(왼쪽부터), 조남주, 하성란, 신경숙 작가.2021년 새 작품을 내놓는 한강(왼쪽부터), 조남주, 하성란, 신경숙 작가.



한강, 조남주, 하성란 등 한국 문단을 이끌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새해에 신작들을 잇따라 내놓는다. 이에 지난해 신진 작가들의 맹활약과 장르 다양화 등에 힘입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됐던 한국 소설의 인기가 해를 넘겨 2021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4일 출판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소설은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교보문고에서는 전년 대비 35%가 넘는 판매량 신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소설 붐의 주역은 손원평, 김초엽, 정세랑, 이미예 등 젊은 여성 작가들이었다. 청소년 소설인 손원평의 ‘아몬드’부터 SF 장르인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가 없다면’, 미스터리 물인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 이미예의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등 다양한 소재와 스타일의 작품들이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해외 진출과 수상도 잇따르면서 한국 소설이 또 하나의 한류 콘텐츠로 주목받기도 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2020년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을 살펴보면 2019년 급락했던 소설 분야가 17종으로 재상승했다”며 “젊은 작가, 여성 작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베스트셀러 한국 소설. 왼쪽부터 손원평의 ‘아몬드’,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지난 해 베스트셀러 한국 소설. 왼쪽부터 손원평의 ‘아몬드’,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지난해 안팎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은 한국 소설은 뚜렷한 개성으로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한 작가들의 신작 러시에 힘입어 올해도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채식주의자’로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이 5년 만에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내놓는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계간 문학동네 2019년 겨울호를 통해 첫 공개 됐으며, 제주 4·3 등이 주요 사건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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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출간한 ‘82년생 김지영’으로 사회 전반에 반향을 일으키고 나아가 세계 출판계에서도 주목을 받은 조남주 작가도 소설집 ‘오기’를 준비 중이다. 민음사 관계자는 “오는 3월 출간 예정인 이 책은 ‘82년생 김지영’에 쏟아졌던 질문에 대한 조남주식 답변이라 할 수 있다”며 “가출, 여자 아이는 자라서, 오기 등의 단편소설이 수록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출판 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의 책 10권에 ‘푸른 수염의 아내’를 올렸던 하성란은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장편소설 ‘여우 여자 (가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에 살며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구미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 스릴러적 요소가 포함됐지만 긴 시간을 살아낸 구미호의 쓸쓸함이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드러난다고 출판사 측은 설명했다.

창비 웹진을 통해 문단 복귀를 예고한 신경숙도 올해 장편소설을 출간한다. 신경숙은 지난해 6월 ‘아버지에게 갔었어’ 온라인 연재를 시작하면서 “언제나 지금도 뭔지 당신 뜻대로 되지 않은 힘겨움 앞에 서 계시는 나의 아버지께 이 작품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쓴다고 말하고 싶으나 사실은 오그라든 제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복귀 심경을 우회적으로 밝힌 바 있다. 신경숙은 지난 2015년 표절 시비에 휘말린 후 활동을 중단했었다.

이와 함께 문학과지성사는 최수철 ‘사랑의 다섯 가지 알레고리’, 구병모 ‘상아의 문으로’, 조해진 ‘하나의 숨’과 김숨, 이장욱, 최진영의 장편소설을 올해 잇따라 내놓는다. 이 밖에 은행나무은 이승우의 ‘이국에서’, 해냄은 성석제의 ‘토끼의 우주’와 구효서의 ‘옆에 앉아서 좀 울어도 돼요’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거장들도 한국 독자들에게 새 작품들을 선보인다.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이 오는 4월 민음사를 통해 나오고, 7월에는 2006년 노벨문학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페스트의 밤’이 역시 민음사를 통해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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