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올해가 혁신의 전기...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2021년 신년사

그룹 경영목표 '혁신과 효율성 기반, 그룹 경쟁력 강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디지털 넘버원 목표

孫 "터널 끝 순위경쟁 아닌 생존경쟁 가능성

위기에서 더 크게 도약할 '리질리언스' 필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태승(사진) 우리금융 회장이 4일 신년사에서 “건전성은 물론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2021년 그룹이 획기적으로 탈바꿈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직 비어있는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손 회장은 올해 경영 환경도 지난해 못지않은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기존의 3저 현상이 더욱 고착되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까지 장기화하고 있다”며 “언택트(비대면)가 트렌드가 아닌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기존의 금융그룹들은 누가 적인지도 모를 ‘빅블러’ 시대 속에서 무한경쟁하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의 전환기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한 해를 나아가기 위한 2021년 그룹 경영목표로 ‘혁신과 효율성 기반, 그룹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이를 위한 6대 경영전략으로는 △그룹 성장기반 확대 △디지털 넘버원(No.1) 도약 △경영 효율성 제고 △브랜드·ESG경영 강화 △리스크·내부통제 강화 △글로벌 사업 선도를 내걸었다.

첫 번째 핵심 전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그룹 성장동력 강화다. 손 회장은 “증권·보험 계열 포트폴리오가 아직 없는 우리금융은 지난해 수익성 부문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단기간 내 규모 있는 인수합병(M&A)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그룹 내 아직 비어 있는 비은행 부문에 대해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넘버원 금융그룹’ 목표도 제시했다. 손 회장은 “지금의 금융업은 ‘인디(人-Di) 산업’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사람과 디지털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최첨단 산업”이라며 “올해는 마이데이터나 종합지급결제업 서비스가 본격 시작되면서 수많은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의 벽을 허물고 우리와 혁신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플랫폼은 이제 금융회사 제1의 고객 접점”이라며 “전사적 디지털 전환으로 플랫폼을 혁신하고 디지털 넘버원 금융그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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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효율성 극대화도 당면 과제다. 손 회장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할 때는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과도하게 높은 우리금융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그룹사의 인적·물적 자원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주 출범 3년 차를 맞아 브랜드 가치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한다. 손 회장은 새로운 그룹 비전으로 ‘오늘의 혁신으로 내일의 가치를 만드는 금융그룹’을 내걸고 “새롭게 탈바꿈하는 우리 그룹의 면모를 고객과 시장에 각인시키고 금융의 사회적, 환경적 가치 창출을 선도하자”고 당부했다.

리스크·내부통제 강화도 강조했다. 손 회장은 특히 “지난해 사모펀드들에서 발생한 문제들로 금융권이 많은 고객들께 큰 심려를 끼쳤다”며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는 이제 영업을 위한 필수 선행 조건으로 인식하고 모든 그룹사가 완벽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전략은 글로벌 수익성 제고다. 그는 “이제는 (동남아 시장에서) 열심히 뿌린 씨를 거두어 그 결실도 맺어야 하는 시기”라며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선도 금융사의 지위에 오르기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키워드로 회복 탄력성을 뜻하는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꼽았다. 그는 “외부 충격으로 수축된 스프링이 강한 활력을 통해 원래보다 더 강하게 튀어 오른다”며 “리스크를 걸러내고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혁신적인 기업만이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위기의 터널 끝에는 준비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순위 경쟁’이 아닌 ‘생존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며 “지난해 응축돼 있던 강한 에너지를 발산해 더 높은 곳으로 반등하는 2021년을 만들어 가자”고 격려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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