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5大 금융 회장 신년사 키워드는 “디지털플랫폼·M&A·ESG”

윤종규 "파부침주 자세로 익숙한 것 결별"

조용병 "신한 운명, DT에 좌우될 것"

김정태 "하나금융이 생활금융 플랫폼 만들어야"

손태승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손병환 "전사적 ESG 체계 구축"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신년사에서 디지털과 플랫폼, 인수합병(M&A),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올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종합지급결제업 등의 본격 출범으로 전통 금융사와 빅테크·핀테크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4일 “익숙한 것은 물론이고 기득권까지 포기하는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자세로 나가자”고 밝혔다. 파부침주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디지털 혁신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회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사업도, 상품도 넘버원이 아니면 유일한(Only One) 것이 돼야 살아남는다’고 했다”며 “KB도 넘버원 금융 플랫폼, 유일한 금융 서비스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기반은 단단하게, 변화는 신속하게!’를 신년사 제목으로 잡고 “신한의 운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이 인정하는 혁신을 위해서는 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일류(一流)의 개방성’이 필요하다”며 “핀테크·빅테크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자”고 독려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우리가 플랫폼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손님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하나금융 주도 ‘생활 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과거 금융업은 사람과 서류만 있으면 가능한 ‘인지(人紙) 산업’이었지만 지금은 사람과 디지털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인디(人Di) 산업’”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제 디지털 플랫폼은 금융회사 제1의 고객 접점”이라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전사적 DT로 플랫폼을 혁신하고 디지털 넘버원 금융 그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도 “경쟁력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디지털 선도 금융회사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해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사상 최저 금리의 지속,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그룹 ‘맏형’인 은행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자 M&A, 글로벌 부문을 강조하는 흐름도 계속됐다. 윤 회장은 “동남아에서 추가 M&A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손태승 회장 역시 “증권·보험 계열 포트폴리오가 아직 없는 우리금융은 지난해 수익성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단기간 내 규모 있는 M&A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그룹 내 비어 있는 비은행 부문에 대해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SG 경영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윤 회장은 “글로벌 환경보호 캠페인 ‘RE100’의 선제적 가입을 통해 2050 탄소 중립을 실현하고 친환경 상품·투자·대출 규모를 확대해 녹색 금융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고, 조 회장은 “친환경 금융, 혁신 금융을 더 힘있게 추진하자”고 말했다. 김 회장은 “ESG에 관한 비재무적인 요인을 계량화해 투명하게 공개, 관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상황”이라며 “ESG 중심의 경영을 필수로 인식하고,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손태승 회장은 “정부의 2050 탄소 중립에 발맞춰 금융의 사회적·환경적 가치 창출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고, 손병환 회장도 “전사적으로 ESG 경영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태규·김광수·빈난새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