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한 차례 홍역 치른 이상문학상, 올 대상엔 이승우 '마음의 부력'

"정밀한 묘사와 유려한 문체 뛰어나"

작년엔 수상 거부 논란에 수상작 못내

문학사상 "책임 통감…운영 방식 개선"

‘마음의 부력’으로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이승우 작가./사진제공=문학사상‘마음의 부력’으로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이승우 작가./사진제공=문학사상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작에 이승우 작가의 ‘마음의 부력’이 선정됐다.

주관사인 문학사상은 4일 “이승우의 ‘마음의 부력’은 소설적 구도와 성격의 창조라는 관점에서만이 아니라 인물 내면에 대한 정밀한 묘사와 유려한 문체에 있어 단편소설 양식의 전형”이라며 “일상적 소재 및 내용에도 불구하고 깊은 감동을 불어넣는 이야기와 그 구성의 완결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우수상은 박형서의 ‘97의 세계’와 윤성희의 ‘블랙홀’, 장은진의 ‘나의 루마니아어 수업’, 천운영 ‘아버지가 되어주오’, 한지수 ‘야夜심한 연극반’이 받는다.


이승우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사무원처럼 글을 쓴다’는 표현에 동의하는 방식으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소설가가 자기가 한 일로 상을 받는 것은, 규칙과 반복이 지배하는 ‘사무원’의 사무실로 갑자기 낯선 손님들이 찾아오는 것과 같은 사건”이라며 “손님들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묻는 대신 다시 ‘사무원처럼’ 내 일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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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은 문학사상이 1977년 소설가 이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다. 첫회 김승옥을 시작으로 이청준, 박완서, 최인호, 이문열, 양귀자, 김훈 등 당대 최고 작가들을 수상자로 배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불공정 계약 등을 문제로 작가들이 수상을 잇따라 거부하면서 제정 이래 처음으로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문학사상 측은 결국 공식 사과하고 작가들이 문제 삼은 계약 조건 등을 모두 수정하기로 약속했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이상문학상은 올해부터 대상 상금을 종전 3,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인상하고,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우수 작품 재수록료를 작품당 500만 원으로 책정했다.

권영민 문학사상 편집주간은 “지난 일 년 동안 작가와의 소통 과정에서 생겨난 오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이상문학상 운영 전반에 관한 모든 사항을 면밀하게 점검했다”고 밝혔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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