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심사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40일 이내에 심사를 완료해 국내 도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4일 “아스트라제네카가 의약품 허가 절차에 따라 허가 신청서와 관련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했다”며 “코로나 백신의 품목 허가 신청이 접수돼 허가·심사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받아 생산하고 있는 백신 제품에 대한 ‘제조판매품목’ 허가와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한 ‘수입품목’ 허가를 동시에 신청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허가를 신청한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 항원 유전자를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주형에 넣어 제조한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예방접종 대상자는 만 18세 이상이다. 1회 접종 후 4~12주 후 2회 투여한다. 보관 조건은 2∼8도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임상 시험 중 횡단성 척수염 등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해 지난해 9월 임상 시험이 중단됐다. 하지만 안전성 검토 결과 백신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임상이 재개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을 미루고 있지만 영국은 1만 1,636명에 대한 임상에서 예방 효과를 확인해 지난해 12월 30일 긴급 사용을 승인했으며 4일(현지 시간)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식약처는 통상 180일 넘게 걸리는 허가 심사 기간을 40일 이내로 단축할 방침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 시험 백신과 국내에서 위탁 생산한 백신의 품질 동등성 여부 등을 분석한 후 이 자료를 식약처에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자료가 준비되는 동안 제조 장소 간 비교 자료 이외의 자료에 대해 먼저 심사해 허가 심사 기간을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백신은 품목 허가 외에도 판매 전 품질을 검증하는 국가 출하 승인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은 신속 출하 승인 대상으로 식약처는 2~3개월 이상 걸리는 국가 출하 승인 절차도 20일 이내에 완료할 것”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제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가장 빠른 일정으로 국가 출하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NHS는 관찰을 위해 초기 며칠간은 소수의 병원에서만 접종을 진행하고 이번 주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접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이먼 스티븐스 NHS 최고책임자는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배송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인간과의 전투에서 중요한 이정표”라며 “옥스퍼드 백신의 등장과 함께 이용 가능한 화이자 백신도 더 많아진 만큼 더 많은 사람을 더 빨리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김연하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