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담배회사들이 '코로나 백신' 만든다

BAT그룹 자회사 등 개발 돌입

인체적용 기술력·안정성 기대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담배회사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기존 백신 제조법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백신 후보 생산이 가능한 식물 재배 기술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4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담배 브랜드인 BAT그룹의 미국 바이오테크 자회사인 켄터키 바이오프로세싱(Kentucky BioProcessing, 이하 KBP)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임상 1단계에 돌입했다. KBP는 BAT그룹의 미국 내 사업법인인 레이놀즈(Reynolds American Inc)가 지난 2014년 특별한 담배 추출 기술을 이용해 비연소 제품군 개발에 활용할 목적으로 인수한 바이오테크 회사다. KBP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비영리 사업으로 백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1상 연구는 올해 상반기 말께 마무리될 예정이며 후속 허가를 얻어 2상 연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상 시험은 총 180명의 건강한 자원자를 두 개의 연령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된다는 세부 계획도 세웠다.


KBP가 보유한 속성 식물 재배기술은 기존 백신 제조법과 차별화되는 것으로 의료계에서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식물은 인체에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균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높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BAT관계자는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는 기존 방식에 비해 백신 구성물질을 6주 안에 신속히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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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모리스인터네셔널(PMI)이 투자한 캐나다의 바이오 제약회사 ‘메디카고’도 식물을 이용한 바이러스 배양법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에 진전을 거뒀다. 메디카고는 코로나 바이러스 유사입자(VLP)를 성공적으로 생산한 데 이어 지원자를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을 진행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공공서비스 조달청과 백신 공급 계약을 맺으며 7,600만개의 코로나19 후보 백신을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담배 회사들이 식물연구와 인체 적용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연구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담배제품을 생산해오던 글로벌 담배회사들이 전 세계인들이 기다리는 코로나19 백신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시도와 투자”라며 “특히 이들의 백신 후보물질은 상온에서 안정적인 유통이 가능하고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에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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