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번째 주자로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GS(078930)가 1조 원이 훌쩍 넘는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역대급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금리도 개별 민평 대비 최대 30bp(1bp=0.01%포인트) 낮출 수 있게 됐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S가 이날 1,2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조7,000억 원의 매수 주문이 쏟아졌다. 700억원 어치 발행하는 3년물에 7,200억 원, 500억 원 규모로 모집한 5년물에 9,800억 원이 몰렸다.
이제까지 GS가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역대 최대 주문 수요다. 자금이 쏟아지면서 회사는 최대 2,000억 원으로 발행 물량을 증액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같은 날 초우량 신용도(AAA)를 보유한 SK텔레콤(017670)이 수요예측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각되면서 초우량등급 위주로 매수 주문이 이어지던 지난해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담당 팀장은 “작년 연말 회사채 스프레드가 전체적으로 줄어들면서 AAA급 3년물 같은 경우엔 공사채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아직 가격적인 메리트가 남아 있는 A~AA등급 회사채로 매수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급적인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데다가 기관투자자들의 연초 대규모 투자 집행이 계획돼 있지만 정작 시장에 나오는 회사채 물량은 적은 탓이다. 이달 국내 기업들이 발행 예정인 회사채 물량은 약 2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1월 3조4,000억 원 대비 크게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현금을 쌓은 기업들이 많은 탓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이 나오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져 회사채에 대한 위험도 많이 낮아진 분위기”라며 “그러나 올해 전체적인 발행량이 감소해 큰 이슈가 없는 기업의 경우 대부분 매수세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