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의 대명사 '해피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을 뚫고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2017년 이후 연달아 하락하던 매출이 4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박소연(사진) 해피콜 대표는 7일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집밥'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난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변화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해피콜에 따르면 지난해(2020년) 해피콜의 연 매출은 2019년(1,091억 원)보다 10%가량 늘어난 약 1,200억 원으로 전망된다. 1999년 설립된 해피콜은 2001년 국내 최초로 양면 프라이팬을 출시하며 주방용품업계 강자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해외 브랜드 유입이 늘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4년간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반전을 이룬 것이다.
그 중심에는 2019년 7월, 위기의 해피콜을 구하기 위해 영입된 박 대표가 있다. 월마트, 샤넬코리아 등 트랜드에 민감한 유통업계를 거쳐 반려동물 관리서비스 '이리온'을 창업해 이끌어 온 그는 "취임 후 1년간 젊은 감각으로의 변신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표 직속 테스크포스(TF)인 ‘밀레니얼 커미티’를 도입했다. 사내 밀레니얼 세대 직원 6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신제품 콘셉트, 디자인, 마케팅 아이디어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히트 아이템인 '플렉스 팬', '무진무진무궁화 에디션' 등이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판매 채널도 기존 오프라인 매장이나 홈쇼핑보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포함한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온라인 매출만 50% 껑충 뛰었다. 더불어 지난해에만 전체 직원의 20%에 달하는 80명을 신규 채용해 회사에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
밀레니얼 타깃 전략은 소형 가전 시장 진출로 이어졌다. 20·30세대, 1·2인 가구의 감성과 필요성에 주목해 지난 연말에 선보인 ‘오드 아담한 가전’ 시리즈는 박 대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상품이다. 그는 "출시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디자인을 10번 이상 뒤엎으며 젊은 층 눈에 간결하게 이쁘고, 사용하기 편리한 인덕션·믹서·전기주전자·토스터 등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물론 제조업 기반의 체질 개선도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김해 공장에 1차 스마트 공장 사업을 통해 생산 관리 시스템(MES)과 생산 시점 관리 시스템(POP)을 도입하자 생산 효율이 15% 높아졌다. 올해는 2차 사업으로 고도화 작업을 계획 중이다.
주 고객층이 주부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빠르게 확장한 해피콜은 올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가 목표다. 전 세계 20여 개국에 진출해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사내 밀레니얼 세대 비중이 40%로 늘고 메신저로 MBTI 테스트를 공유할 정도로 회사 문화부터 젊게 바뀌었다"며 "국내·외 모두에서 기술력이 탄탄하면서도 젊은 고객층이 사고 싶어 하는 주방용품·소형가전 대표 브랜드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