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계정에 잇따라 제재를 가하면서 미 보수강경파들이 우파 SNS로 불리는 ‘팔러’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과 애플은 이 앱 접근을 차단하고 나섰다.
폭스뉴스는 9일(현지시간) 미국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 계정을 영구 정지하는 등 강력한 조치에 나서자 보수 강경파 활동가들과 일부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파 SNS ‘팔러’로 피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팔러는 ‘큐어넌’(QAnon)과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 등 극우 단체 회원과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애용하는 SNS다.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공화·켄터키)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트위터에서 팔러로 옮기겠다고 밝혔고, 매디슨 코손 하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트위터에 성조기 그림과 함께 자신의 팔러 계정을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
보수 라디오방송 진행자 마크 레빈은 “트위터의 파시즘에 항의한다”며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팔러로 이동할 것을 촉구했고, 큐어넌 음모론 신봉자 가운데 한 명인 방송인 겸 작가 앤절라 스탠튼 킹은 ‘팔러 망명’을 공개 선언했다.
트위터 사용이 영구정지된 트럼프 대통령이 팔러 등 대안 SNS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위터 계정이 차단되자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 사이트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곧 큰 발표가 있을 것이다. 가까운 시기에 우리만의 플랫폼을 만들 여지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팔러가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안 SNS로 부상하면서 팔러는 이날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팔러 내려받기 횟수는 7일 5만5,000건에서 8일 21만 건으로 급증했다. 지난 6일부터 사흘간 미국에서 이 앱을 다운로드한 횟수는 26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재선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지낸 브래드 파스칼은 “팔러 서버가 트위터에서 탈퇴한 사람들로 압도되는 것 같다”며 “언론의 자유를 위해 계속 싸워달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팔러로 이동하는 가운데 구글은 8일부터 자사 앱스토어에서 팔러를 다운로드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미국 극우들이 의회 난입 사태를 모의하는 논의 창구로 팔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애플도 앱스토어에서 팔러를 제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