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등 대기업 주가가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주가가 덩달아 뛰고 있다. 올해 반도체·2차전지·자동차 등 분야에서 대기업의 실적 개선과 신사업 기대감이 맞물리며 수혜가 예상되는 중소형주의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자동차 부품 생산 업체인 삼성공조(006660)가 상승 제한폭(29.61%)까지 올라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반도체 업체인 유니퀘스트(077500)와 대덕전자(353200)도 각각 11.76%와 8.00% 오른 1만 6,150원과 1만 3,500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조광ILI(044060)(30.00%), 에이디칩스(054630)(29.90%), 신진에스엠(138070)(29.83%), 유니테크노(241690)(29.70%) 등이 줄줄이 상한가로 장을 마감해 관련 업종의 강세가 이어졌다.
이날 증권가에서는 애플과 현대차의 협업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들이 쏟아져 나왔다. 협업 자체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자율주행이나 전기차 등 미래 차 시장의 성장성이 두드러지며 산업 전반으로 재평가 기대감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따라 현대모비스(012330)를 필두로 배터리 팩 및 구동 모터 등 전동화 부품 수요가 현대차그룹 내외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며 “그동안 성장성에 비해 저평가됐던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재평가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현대모비스, 자동차 부품의 채택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한온시스템·만도(204320)·현대위아(011210) 등이 관련 수혜주로 꼽힌다. 2차전지 업종 역시 전기차 시장 확대로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 이날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27만 1,000원), 포스코케미칼(15만 1,000원), SKC(13만 2,000원) 등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올렸다.
반도체 분야에 대한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올해 반도체 품귀 현상이 예고되면서 업계에서는 설비투자를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주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UMC의 생산 설비에서 발생한 정전 사건으로 이미 진행 중인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정전을 계기로 반도체 업종에서의 제조 설비 부족과 관련주 수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질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마이크론의 대만 생산 라인에서 정전이 발생한 후 디램(DRAM) 현물가격이 상승하며 공급 부족 신호가 나타나는 등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