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이익공유제 카드를 제시한 것은 오는 4월 보궐선거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자영업자의 피해가 큰 상황에서 이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시장경제만 강조하면 문제가 다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기업을 압박해 여야 모두 포퓰리즘 대결을 펼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이날 제시한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정보기술(IT)과 비대면 서비스, 바이오 또는 수출 집약 기업 등 코로나19 사태로 수혜를 본 업종이 얻은 이익을 관광·외식 등 피해 업종과 나누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기업이 이익을 공유할 경우 공유한 금액의 일정 부분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공유 금액의 절반 안팎을 세액공제해줄 경우 기업으로서는 자발적 참여라는 명분과 함께 세액공제를 통해 공유한 이익에 대해 일정 부분 보상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 방안 이외에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팬데믹으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영업손실을 보상·지원하는 제도적 방안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재난지원금에서 멈추지 않고 코로나19 피해를 신속히 극복하도록 추가적 지원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동주 의원도 이날 ‘코로나19 감염병 피해 소상공인 등 구제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해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이 법안은 중소벤처기업부 소속으로 손실보상위원회를 설치해 소상공인 등의 보상 신청을 받고 심의를 거쳐 30일 이내에 보상액을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의 김종인 위원장도 최근 기업의 이익을 줄여 일자리를 늘리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 자본주의와 좋은 일자리’ 보고서를 당내 의원 전원에게 보냈다. 미국 공화당 상원 의원인 마코 루비오가 쓴 이 보고서는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기업은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더라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국가의 공동선을 위해 재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들어 있다. 보수 야당의 수장이 새해부터 이 같은 보고서를 의원들에게 보내면서 국민의힘도 기업 이익을 강제로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법안과 정책 발굴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양당 수장이 선거를 앞두고 △기업 이익 공유 △부자 증세 △취약 계층 지원 등 전통적 포퓰리즘 정책을 꺼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김 위원장이 내놓은 ‘공동선 자본주의’도 한국의 상황과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마코 루비오가 집필한 보고서는 직원의 복리 후생보다는 주주 가치를 우선하는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를 지적하며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고 중소기업 관련 부처를 강화하는 내용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