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승진하지 못한 이유로 그를 둘러산 후계자·2인자 설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부담을 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략연은 12일 ‘8차 당대회 및 중앙위 1차 전원회의 조직 및 인사 관련 결정 분석’ 자료를 통해 “김여정의 정치국 후보위원 탈락은 김여정이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남 및 대미사업 부문의 성과 부진에 따른 문책일 수 있으나 언제든 복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남 및 국제담당비서직이 폐지됐거나 공석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후계자, 이인자 등으로 거론되는 것이 김정은에게 부담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젊은 여성이 백두혈통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위직에 오르는 데 대한 간부들과 주민들의 부정적 시선 내지 반발을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열린 8차 당대회 6일 차 회의 내용을 11일 전하며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의 당내 공식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에서 2016년 위원장을 거쳐 이번에 총비서로 격상됐다. 당 총비서는 1966년 2차 당 대표자회에서 신설돼 김일성·김정일이 사망할 때까지 맡은 직책이다.
김여정의 직책은 되레 낮아졌다.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은 물론 기존 직책이었던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여정의 이름은 정치국 후보위원보다 낮은 당 중앙위 위원 명단에만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