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 규모인 100조5,000억원이 폭증하면서 1,0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 거래 증가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주식 투자에 생활 자금 수요까지 겹치면서 신용대출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98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1년 만에 100조5,000억원이 증가하면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18년(6조8,000억원)과 2019년(60조7,000억원) 대비로도 40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은 전년 대비 68조3,000억원이 늘었고,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2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기타대출 역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전반적인 주택매매거래가 많이 늘어나고 각종 생활 자금 수요, 공모주 청약, 주식매수를 위한 자금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6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던 지난해 11월(13조7,000억원) 대비 증가 규모는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6조3,000억원으로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12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 거래가 늘어나고 있고 전세 가격의 전반적인 강세 영향으로 전세자금 수요마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타대출은 4,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월(7조4,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관리방안이 시행된 가운데 공모주 청약자금 환불이 이뤄지고 연말 상여금이 유입되면서 증가규모가 축소됐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5조6,000억원이 줄어들면서 감소 전환했다. 대기업대출(-5조원)과 중소기업대출(-6,000억원) 모두 연말 기업의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은행의 부실채권 상·매각으로 감소했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소상공인 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1조9,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