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내우외환’에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가 5개월 만에 세자릿수로 발생한 데다가 해외에서는 중국산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어서다.
1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중국 내에서는 총 107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허베이성 90명을 비롯해 헤이룽장성 16명과 산시성(山西省) 1명 등이었다. 중국내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긴 것은 신장위구르에서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지난해 7월 29일 이후 5개월여 만이다.
그것도 당시는 신장이라는 ‘오지’에서 집단발병했기 때문에 중국과 세계에 영향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수도 베이징 인근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12일 기준 허베이성의 올해 누적 확진자(395명)와 무증상 감염자(215명)는 610명에 이른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이 까다로워 실제로는 더 많은 감염자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사실상 승리했다며 공로자 포상도 했는데 실제로는 중국 내 풀뿌리 확산이 광범위하게 진행됐던 셈이다.
허베이성에서의 재확산은 수도 베이징 바로 옆이라는 데서 더 위협적이다. 허베이성에서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날 성도인 스자좡 84명과 싱타이 6명이 나왔고, 무증상감염자도 15명 보고됐다 .특히 스자좡에서는 13일 0시부터 정오 사이 확진자 26명과 무증상 감염자 2명이 추가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허베이성은 코로나19 집단발명이 확인된 스자좡·싱타이·랑팡 등 총인구 2,200만명 규모인 도시 3곳을 전면 봉쇄하고 주민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펑쯔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바이러스양이 적고 전염력도 낮다”면서 “대중이 적절히 예방조치를 하면 이로 인해 대규모 확산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억제에 고심하고 있다면 국제적으로는 자국 백신의 안정성 홍보에 분주하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가 나라마다 들쑥날쑥하게 나오면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로나백’의 예방효과에 대해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 연구소는 전날 50.38%이라는 아주 낮은 결과를 내놓았다. 앞서 상파울루 주 정부는 78%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했는데 일주일 만에 다른 조건에서 다른 효과를 봤다고 공개한 것이다.
지마스 코바스 부탄탕연구소장은 “이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긴급사용 승인에 필요한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긴급사용 승인에 필요한 예방효과는 ‘50%’다
또 터키는 지난달 24일 1,300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코로나백 예방효과가 91.25%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지난 11일 코로나백 긴급사용을 승인하며 1,620명 대상 시험에서 예방효과가 65.3%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시노백 바이오테크 최고경영자(CEO) 인웨이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백 임상시험 결과가 국가마다 다른 데 대해 “백신은 동일하지만 국가마다 접종 방안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현재까지 중국산 백신을 구입한 나라는 브라질과 칠레,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터키, 우크라이나 등 주로 개발도상국가들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백신을 구입할 여유가 안되는 국가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산 백신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 효과까지 불분명하면서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