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 영향으로 수출물가가 떨어지면서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진데다 환율 하락마저 나타나면서 지난해 연간 수출물가는 201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물가는 92.19(2015=100)로 전월 대비 0.1% 하락하면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4% 하락하면서 19개월 연속 하락이다. 수출물가는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다.
국제유가 상승에도 원화 강세가 수출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95원 13전으로 전월 대비 1.9% 떨어졌고, 2019년 12월 대비로는 6.9% 하락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DRAM(-1.9%), 플래시메모리(-3.9%) 등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전월 대비 1.3% 떨어지면서 수출물가를 끌어내렸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가 전체 수출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6%에 달한다. 농림수산품 역시 전월 대비 1.8% 떨어졌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1.8% 오르면서 6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49.84달러로 전월 대비 14.8% 급등했다. 원유(12.6%), 천연가스(8.6%) 등 광산품 가격이 오르면서 원재료 물가가 전월 대비 6.9% 상승했다. 나프타(14.8%), 제트유(14.3%) 등이 오르면서 석탄 및 석유제품도 9.9% 올랐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수출물가는 전년 대비 5.3% 하락해 2014년(-6.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간 수입물가도 전년 대비 8.7% 떨어지면서 2015년(-15.3%) 이후 가장 낮다. 강환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연간 수출입물가가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라며 “코로나19 발생과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하고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물가가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