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선진국·후기 단계에 몰린다

코로나19 이후 투자 안정성 최우선 고려

안정적 북미 지역 투자 비중 절반 넘어

이익 실현 가능 후기 단계 투자도 증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가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시드와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타트업 투자는 투자금액별로 300만 달러 미만을 ‘시드’, 300만 달러 이상 1,500만 달러 미만은 ‘초기’, 1,500만 달러 이상은 ‘후기’로 구분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4일 발표한 ‘코로나19 시대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2020년 1~3분기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액은 2,35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그러나 투자 건수는 1만1,96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나 줄어들었다.


투자 단계별로는 비교적 안전한 후기 단계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어난 1,620억 달러를 기록했고 초기 단계는 12.9% 감소한 643억 달러, 시드 단계는 21.2% 감소한 90억 달러로 나타났다. 투자 비중에서도 후기 단계 비중이 68.9%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초기(27.3%)와 시드(3.8%) 단계 순이었다. 특히 후기 단계 투자 비중은 2017년 66.5%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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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도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춘 북미 지역으로의 투자액 비중이 2020년 1~3분기 기준 50.5%로 2019년 대비 3.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중국, 인도 등 스타트업 생태계 신흥국에 대한 투자는 2019년 34.4%에서 2020년 1~3분기 33.3%로 줄어드는 등 투자의 안전성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트렌드는 한국 스타트업 투자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0년 1~3분기 한국으로의 스타트업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9% 감소한 10억 달러로 나타났다. 후기 단계 투자 비중은 72.9%로 전년 동기 대비 19.4%포인트 증가했으나 초기 단계(25.2%)와 시드 단계(1.8%) 투자 비중은 각각 19.9%포인트, 0.4%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도 후기 단계 투자로의 집중이 커졌다”면서 “코로나19 이후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안정 지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서경 무역협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사들의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투자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우리 스타트업이 시드 및 초기 투자 단계에서 투자 유치가 용이한 후기 투자 단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자금을 투입해야 하고 업계는 보건 위기, 친환경 등 글로벌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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