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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인' 궤도 스윙을 바꿨더니 10타가 줄었다 [박시진 기자의 골카]

오른쪽 팔꿈치 꽉 붙여야…정확성에 비거리 향상

페럼CC, 아름다운 클럽하우스에 어려운 코스

젊어지고 세련되진 K7 프리미어, 정숙성은 덤

페럼CC에는 군데 군데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박시진 기자페럼CC에는 군데 군데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박시진 기자



※먼저 골프장은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다녀왔음을 알려드립니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라면 열이면 열 스윙 궤도의 중요성을 잘 아실 겁니다. 예쁘고 멋진 스윙을 구사하고 싶다는 생각은 모든 골퍼의 소망이기도 하죠. 저 역시도 마찬가지 입니다. 비거리가 길고 짧고를 떠나서 일단 멋있는 스윙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고는 하죠. 하지만 매번 현실과 이상 간 괴리감을 느끼고 좌절합니다.


저의 고질적인 병은 오버 스윙입니다. 공을 멀리 보내야 겠다는 욕심이 과했던 탓이죠. 이게 심해지면 백스윙 시 탑에서 골프채 헤드가 머리 앞으로 넘어오는 치킨윙이 발생하거나 탑에서 다시 한 번 더 올라갔다 내려오는 2단 스윙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잘 치는 동반자들과 함께하는 라운딩이라면 이 현상이 더 심해지는데요, 지난 가을 오버 스윙이 정점을 찍어 버렸습니다.

안도 다다오씨가 설계한 클럽하우스 모습 /박시진 기자안도 다다오씨가 설계한 클럽하우스 모습 /박시진 기자


오버 스윙의 문제점은 ‘아웃-인(Out-in)’ 궤도로 이어져 공이 오른쪽으로 휘어버리는 슬라이스 샷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아웃 인 스윙이란 오른쪽 어깨가 다운 스윙 시 앞으로 나오며 공을 기준으로 엎어 치는 스윙을 말합니다.보통 골프 프로나 잘 치는 골퍼들은 ‘인-아웃(In-Out)’ 스윙으로 공을 똑바로 보냅니다.) 이는 비거리 손실은 물론 오비(OB)나 해저드로 이어져 벌타를 받는 처참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공을 잃어버리기도 쉽상이죠.

지난 가을 페럼CC를 방문했을 때 ‘아웃-인’ 궤도의 스윙이 매 샷마다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오른쪽 팔꿈치가 들리며 클럽이 자꾸 넘어갔는데요, 공이 깎여서 맞거나 몸이 들린다거나 임팩트 순간에 몸이 왼쪽으로 밀리는 스웨이 현상이 매 홀마다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대회 직후라 러프에 위치한 잔디 풀이 길이가 7~8mm 이상으로 몹시 긴 ‘귀신 풀’(귀신 풀이 궁금하시다면 지난 6회 골카 ‘“조선잔디와 양잔디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를 참고해 주세요.)들로 그린 옆에서도 공을 못 찾는 대 참사까지 벌어졌습니다. 페럼CC의 코스가 어렵기도 했지만, 스코어는 100개를 넘긴 것은 당연하고 요 근래 보기 힘든 숫자를 봤습니다. 같이 플레이를 한 동반자들은 골프를 접으라며 놀렸습니다. 잔디고 뭐고 그 어떤 변명을 생각해 내도 결국 문제는 제 스윙이었습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복수의 날을 정하고 아웃-인 스윙 궤도 교정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테이크어웨이 동작 시 클럽헤드가 몸 앞쪽에 위치하는지를 파악하고, 손목을 돌리지 않는지까지 같이 교정했습니다. 이후 백스윙에서 오른 쪽 팔꿈치를 꽉 잡고 다운 스윙을 하며 오른쪽 주머니를 스친다는 마음으로 내리기. 이 4가지를 계속 염두에 두고 연습했는데요, 특히 백스윙 시 오른 쪽 팔꿈치를 꽉 잡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를 위해 골프 장갑을 오른쪽 겨드랑이 사이에 고정을 하고 임팩트 순간까지 장갑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스윙을 했습니다. 클럽은 최대한 ‘1시’ 방향으로 쭉 뻗는다는 마음으로요.

연습이 잘 되지 않는 날은 어드레스 자세에서 오른 발을 왼쪽 발 보다 한 발 정도 뒤로 빼고 연습했습니다. 이 경우 몸의 오른쪽 공간 확보가 쉬워져 백스윙과 다운스윙 시 인아웃 스윙을 만들기 편리하다고 합니다.

K7프리미어의 와관 /박시진 기자K7프리미어의 와관 /박시진 기자


지난 페럼CC를 찾았던 멤버 그대로 ‘복수 혈전’을 위해 한 달 만에 페럼CC를 찾았습니다. 함께 떠난 차는 기아차(000270)의 K7 프리미어였습니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마인드로 골프장까지 가기 위해서 K7이 제격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세련되고 젊어진 디자인, 늘씬하게 이어진 외관에 기능까지 젊어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크롬 버티컬 바가 나열된 기존 안탈리오 그릴과 함께 커스텀 그릴 사양이 추가됐고, 스틸 그레이와 인터스텔라 그레이 두 가지 외장 컬러가 더해졌다고 합니다.


실내는 기존과 동일한 구성이지만, 페이스리프트 전 모델보다는 꽤 고급스러워 졌습니다. 전자식 변속레버와 원형의 다이얼 조작 방식의 드라이버 모드 셀렉터 등 직관적인 구성으로 돼 있습니다. 시트도 고급진 느낌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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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시동을 걸자 마자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배기음이 느껴졌습니다. 방지턱을 넘을 때 마다 서스펜션은 이전 모델 대비 딱딱해졌고, 소음과 진동도 잘 걸러내는 듯 보였습니다. 2열에 카시트를 설치해 아이를 태우고 다니더라도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안정적이었습니다. (K7 프리미어는 기존의 강판 대비 무게가 10% 정도 가볍고 강도는 2배 이상 넓어졌다고 합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특징인 방향 지시등을 켤 때 계기판에 나타난 후측방 모니터는 언제나 만족스럽습니다. 6기통 3.0리터 NA 가솔린 엔진에 최고 출력 266마력, 최대토크 31.4kg.m인데요, 이전 모델보다 정차 시에 엔진이나 소음에 대한 진동도 대폭 줄었습니다. 풍절음이나 하부 소음에 있어서도 정숙성이 대폭 강화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K7 프리미어의 후면 /박시진 기자K7 프리미어의 후면 /박시진 기자


또한 K7은 기존 모델보다 25mm가 커진 4,995mm로 넓어진 2열에 넉넉한 트렁크까지 4명이 타고 가기에 적합했습니다. 큼직한 선루프에 비친 하늘이 몹시 맑아 보였습니다. 여주까지 막히는 길에서도 반자율 주행 기능을 켜놓고 운전하니 전혀 체력 소모가 없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특징이자 강점인 반자율 주행 기능은 편안하고 민첩했습니다.

저 멀리 페럼CC가 보이자 바뀐 스윙을 보여줄 생각에 마음이 들떴습니다. 이 골프장은 18홀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2017년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에 선정되는 등 회원제 골프장 못지 않게 관리가 잘 된 곳입니다. 대회도 많이 열리죠. 동국제강(001230)그룹이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와 브랜드를 함께한 ‘페럼’이라는 이름으로 2014년에 오픈했으며, 라틴어로 철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티샷을 할 때 마다 철의 모양을 딴 핀들이 꽂혀 있습니다. 특히 클럽하우스는 일본 국적의 세계 4대 건축가 ‘안도 다다오’씨가 유일하게 만든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유명합니다. 철을 기반으로 강철 재료의 직선감을 부드러운 원형으로 담아 내 얼핏 보면 외계 우주선 같은 모습이기도 합니다. 진입로를 들어서면 건물 뒷면이 보이는데 전면 유리로 열려 있습니다.

클럽하우스 내부 로비 /박시진 기자클럽하우스 내부 로비 /박시진 기자


드디어 동코스 1번홀부터 티샷을 시작했습니다. 매일같이 연습장을 찾았던 덕분이었을까요. 전반적으로 ‘아웃-인’ 궤도 스윙이 나아졌다는 점이 고무적이었습니다. 비거리도 지난 번 방문 때 보다는 한 클럽씩 늘어난 것을 느꼈습니다. 무려 두 달 만에 10타가 줄었습니다. 물론 날씨, 컨디션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었겠지만, 스윙 궤도가 바뀐 것이 주효했다고 (스스로) 평가를 해 봤습니다.

페럼CC의 그린은 언듈레이션이 심합니다. /박시진 기자페럼CC의 그린은 언듈레이션이 심합니다. /박시진 기자


페럼클럽의 코스는 ‘동-서’코스로 18홀 중 OB는 1개 홀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헤저드 홀입니다. 이 곳은 한국형 잔디라 초보들에게 유리한 듯 했으나, 코스 난이도가 몹시 어렵습니다. ‘신시아 다이’가 곳곳에 유혹과 함정을 배치해서(착시 효과까지 넣어) 코스 설계를 했다고 하네요. 14개 클럽을 모두 사용하도록, 티 샷을 잘 하면 착시의 유혹을 벗어날 수 있게끔 만들었다고 합니다. 코스는 전반적으로 평지이며, 물 헤저드(워터 헤저드)가 많습니다. 파3 홀들은 레이디 티 기준 유틸리티 채를 잡아야 하는 홀이 많아 조금 긴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미 허리 홀들도 많고, 벙커도 많습니다.

서코스의 16번홀은 페럼CC의 시그니처홀이라고 합니다. /박시진 기자서코스의 16번홀은 페럼CC의 시그니처홀이라고 합니다. /박시진 기자


페럼CC의 시그니처 홀은 서코스 16번홀입니다. 저 멀리 클럽하우스가 보이는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파3홀로 아일랜드 형입니다. 그린이 좁아 보여 위협적인 느낌이 듭니다. 이어 17번 홀에는 왼쪽 편에 ‘얼굴 바위’가 눈에 띕니다. (사람의 얼굴을 닮은 바위라고는 하는데, 저는 얼굴과의 공통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린 역시 굴곡이 심해 퍼팅을 2번 이상 하는 홀들이 많아 스코어가 점점 늘어납니다. 동코스 보다는 서코스가 조금은 평탄한 느낌이었습니다. 페럼CC는 어려운 코스가 많아 장거리 골퍼보다 정확한 샷을 하는 골퍼들의 스코어가 잘 나온다고 합니다. 이제는 어프로치 연습에 매진해야 겠다 다짐했습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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