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또 “우리 당원 아니면 안돼” 입당 압박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꾀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오픈 경선 플랫폼에 참여하는 후보는 저뿐만 아니라 무소속 후보를 포함한 야권의 그 누구든 참여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한 것을 즉각 거절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원이 아닌 사람은 (국민의힘 경선에) 넣어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야권 후보 모두가 한 번에 경선하는 게 아니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자체 경선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이후 야권 후보와 단일화를 논의하면 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는 우리 당 후보가 단일화된 다음에 당신하고 단일화할 수밖에 없다고 본인(안 대표)에게 이미 통보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자신감 “중도 표심, 安 아닌 우리 쪽으로 기울어”
국민의힘이 안 대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은 최근 기류가 변한 중도층의 표심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월 서울시장 선거는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도층의 표심이 중요하다. 최근 중도층의 마음이 안 대표가 아닌 국민의힘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매주 공표되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분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서울에서 지지율이 4.6%에 불과했던 국민의당은 올해 초(1월 1주차 주중 기준) 지지율이 10.1%로 급등했다. 뿐만 아니라 보수진영의 텃밭인 대구·경북(11.4%)과 중도성향이 강한 대전·세종·충청에서는 지지율이 12.5%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 같은 기류는 한 주 만에 바뀌었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장 후보 빅2인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출마 채비를 하자 지지율이 반등한 것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1~15일(1월 2주차)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국민의당은 지지율이 7.7%로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지지율이 35%를 기록해 4.7%포인트가량 뛰었다.
특히 고무된 지점은 중도층의 표심이다. 이념성향별로 지지정당을 나눈 세부 분석을 보면 1월 첫주 국민의당은 중도층 9.1%, 국민의힘은 중도층에서 29.9%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중도층의 국민의당 지지율이 7.6%로 내려가고 국민의힘은 34.2%로 올랐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안 대표를 향해 “중도 지지표를 독점하고 있는 양 얘기하지 말라”고 말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의도연구원 산하에 여론조사실이 있고 자체 분석한 결과를 당 지도부와 공유하고 있다”며 “최근 흐름과 당 자체 분석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룡·서울시장 후보 모두 나서 흥행몰이 총공세
국민의힘은 이날 당 소속 서울시장 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10년의 서울시정을 평가하는 발표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은 물론 이종구·김선동·오신환 전 의원, 김근식 교수,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등 서울시장 주자들이 모두 모인다. 이에 더해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도 참석해 서울시정에 대해 논평한다. 안 대표의 야권 통합경선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지 하루 만에 야권 유력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울시장 선거의 흥행몰이에 나서는 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후보들이 시정을 논평하고 부동산 문제와 소상공인 관련 대책 등 대안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