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쌍용차 운명의 시간 임박…이달 중 협상 불발 시 청산가능성

[심층분석] 쌍용차 운명 이달 중 판가름

노조, 21일 총회서 '3년 임단협·쟁의 금지' 조건 수용 유력

연간 회계감사 마감일도 임박…구체 조건 놓고 협상 분주





쌍용자동차의 운명이 사실상 이달 안에 결정된다. 이달 말까지 새 주인 찾기와 노조의 3년 임단협 및 무파업 수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산업은행의 지원이 끊기면서 자칫 상장폐지와 청산의 길로 치달을 수 있다. 쌍용차(003620)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유력 인수 후보자인 미국 자동차 유통 업체 HAAH는 막바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으며 노조도 3년 임단협 체결을 위한 직원 설득에 나서는 등 분주한 물밑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협상=2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 협상의 결론이 이르면 22일, 늦어도 오는 28일까지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2일은 쌍용차의 유력 투자자로 거론되는 HAAH 측이 내건 협상 종료 기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협상이 난항을 겪는 만큼 기한은 추가로 연장될 수도 있다. 매각 협상은 쌍용차, 산업은행,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HAAH오토모티브 등이 협의체를 구성해 이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주일에 2~3차례 정도 하던 매각 협상을 최근 들어 일 단위로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며 늦어도 이달 안에는 매각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협의체는 마힌드라가 HAAH에 경영권을 넘긴 뒤에도 주주로 남을지 등을 놓고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쌍용차는 JP모건 등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연체 중인데 이들 은행은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 이상을 보유하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줬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를 원하지만 이 경우 외국계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산은과 HAAH는 외국계 은행 대출이 해소될 때까지 마힌드라가 일정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의 지원 여부도 관건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쌍용차에 흑자 전 쟁의행위 금지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등 지원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발언은 쌍용차에 대한 지원 불가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의미가 있다”며 “마힌드라와 노조가 지원을 위한 명분을 주면 대출 만기 연장 등도 가능하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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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조는 21일께 총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제시한 ‘3년 임단협·쟁의금지’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생존이 걸려 있는 만큼 쌍용차 노조가 산은의 조건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2009년 ‘옥쇄파업’ 이후 11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합의 기록을 이어왔다.

◇매각 불발시 상폐 이어 청산 가능성 커져=마힌드라와 HAAH·쌍용차 노조가 이달 말을 데드라인으로 삼은 이유는 연간 회계감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회계감사 보고서 제출일은 다음달 말까지다. 법원이 법정 관리를 유예해준 시한과 같다.

계약 체결 이후 자금 납입, 산은의 자금 지원 결정 및 각종 행정절차에 한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말까지는 매각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만일 이달 말일까지 매각 계약과 산은의 지원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쌍용차는 연간 보고서에서 또 감사 의견 거절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상장폐지 사유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4분기 분기 보고서와 반기보고서, 3·4분기 분기 보고서에서 세 차례 연속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 의견이 부적정이거나 의견 거절인 경우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되면 쌍용차의 매각은 더 어려워진다”며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법원이 준 유예기간이 끝나 법정 관리 절차에 돌입하면 청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서종갑·김지영 기자 gap@sedaily.com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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