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제로 앙심을 품고 일가 친척을 불 질러 살해한 80대 노인에 대한 무기 징역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3부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무기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종중 부동산 매각 횡령으로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 받는 등 땅 문제로 일가 친척들과 갈등을 겪어 왔다. 이후 A씨는 앙심을 품고 2019년 11월 종중원들이 모이는 제삿날 휘발유를 준비해 참석한 친척들에게 뿌리고 불을 붙여 3명을 살해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는 A씨가 80대 고령인 점을 두고 무기 징역형을 내리는 게 맞는지 쟁점이 됐다,
1심과 2심은 모두 A씨에게 무기 징역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수 개월 전부터 자신과 다툼이 있는 종원들을 살해할 마음을 갖고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연습했다”며 “피해자들이 극심한 고통 속에 목숨을 잃어 무기 징역에 대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범죄를 저지르기 전 휘발유가 잘 뿌려지도록 휘발유통을 개조하고 해당 도구를 보자기에 가려 범행 현장에 가져다 두는 등 치밀하게 살인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은 범행의 고의성에 대해 재판부가 엄벌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해 무기징역형 원심을 확정했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